세계주요국 외환보유액 증가…"불확실성 사라져"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11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7위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정상화 시점에 대한 불안감·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도 함께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말 외환보유액 규모로 세계 10위권 내에 들어 있는 국가들 가운데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모두 외환보유액이 3월 대비 증가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5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중국, 일본, 스위스, 대만, 브라질, 한국, 홍콩, 인도, 싱가포르의 외환보유액은 적게는 9억 달러에서 많게는 344억 달러 증가했다.
다만 외환보유액 규모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환보유액 규모가 139억 달러 감소했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세계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이 일제히 늘어난 것은 미국 통화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올해 1, 2월까지만 해도 미국의 통화정책으로 인한 신흥국 리스크가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미국 연준이 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끌고 가겠다고 시사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국으로 추가적인 달러자금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며 본국으로 환류되는 달러자금도 많지 않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3월이후부터 러시아 등 지엽적인 리스크는 있었지만 미국 연준이 제로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하겠다고 시사했고 ECB의 경우도 조만간 금리를 추가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신속하게 정상화하면 신흥국의 달러 자본이 본국으로 유입되는 리스크가 있지만 최근 국제금융시장은 상당히 안정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금리를 정상화하면 국제 금융 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신흥국의 달러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각 국가들이 현재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외환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5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609억1000만 달러로 4월말 3558억5000만 달러 대비 50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11개월 연속 외환보유액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3301억1000만 달러(91.5%), 예치금 200억7000만 달러(5.6%), 금 47억9000만 달러(1.3%), SDR 34억9000만 달러(1.0%), IMF포지션 24억4000만 달러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은 4월말대비 40억8000만 달러가 증가했고 예치금 규모도 10억8000만 달러가 불어났다. 하지만 SDR과 IMF포지션의 경우 각각 2000만 달러, 7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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