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 앨버스· 클레이…한화 끓는점은?
한화, 외국인투수 평균자책점 6점 초과 유일
이닝 소화능력이나 감정 조절 능력 등 낙제점
올 시즌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몸값 못하는 외국인 투수들 때문에 더 답답하다.
한화는 올 시즌 영입한 3명의 외국인 선수들 중 타자 펠릭스 피에(타율 0.313,3홈런,38타점) 정도만 그럭저럭 제몫을 하고 있을 뿐, 투수 앤드류 앨버스(29)와 케일럽 클레이(26) 모두 낙제점에 가깝다.
6일까지 앨버스는 10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5.80에 그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는 5회를 기록했지만 총 54.1이닝으로 평균 5이닝 조금 넘는 수준이다. 내용면에서도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다. 5월 이후 등판한 6경기에서는 4패만 기록, 더 이상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선발투수의 구색이라도 갖춘 앨버스에 비해 클레이 상황은 더 심각하다. 9경기 등판해 3승 4패 평균자책점 7.22에 그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는 고작 1회. 총 38.2이닝으로 평균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9개 구단 외국인 투수 통틀어 가장 나쁜 성적이다.
한화는 지난 시즌 나름 괜찮은 활약을 나타낸 대니 바티스타(7승7패 평균자책점 4.20)와 다나 이브랜드(6승14패 평균자책점 5.54)를 모두 포기하면서 새로운 선발자원을 찾았다.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이용규와 정근우 등을 영입하며 타선을 보강했지만, 정작 고질적인 약점이던 마운드에서는 별다른 전력보강 요소가 없었다. 사실상 외국인 선수 영입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한화가 앨버스와 클레이를 영입하는데 드는 비용만 100만 달러가 훌쩍 넘는다.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소속이던 앨버스를 영입하기 위해 한화는 별도의 이적료까지 전 소속팀에 지불했다. 하지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기대에 못 미치면서 한화 마운드는 붕괴됐다. 한화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이 5.98(8위)로 거의 6점대 육박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6점대를 초과한 것도 한화뿐이다.
이미 5월부터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쓸 만한 투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시즌 중 두 명의 선발자원을 모두 교체한다는 것도 위험부담이 크다.
한 명만 교체하든, 혹은 순차적으로 두 명을 모두 바꾸든, 현재 성적을 놓고 봤을 때 우선순위는 클레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클레이는 지난 3일 롯데전 등판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한 차례 연기된 상태다. 선두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이 고비다.
앨버스는 클레이보다는 다소 낫지만 그 역시 입장이 모호하다. 그럭저럭 5~6이닝 채우고 있지만 거기까지가 곧 한계다. 앨버스가 올 시즌 7회에도 등판한 경우는 전무하다. 투구수 80개 이상 넘어가면 구위와 제구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선발투수로서 위기관리 능력과 감정조절도 불안하다.
지난 5일 롯데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6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표면적으로는 제몫을 했으나, 수비에서 미숙한 플레이와 스스로의 감정조절 실패로 무너졌다. 실점 상황에서 판정에 잇따라 불만을 드러냈고, 주자를 내보내자 심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이 여과 없이 노출했다.
앨버스가 4-5선발이라면 몰라도 불펜이 약한 한화로서 이 정도 이닝소화력과 구위로는 만족할 수 없다. 무엇보다 앨버스가 감정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한국무대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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