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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은 개뿔" 돌려막기식 재보궐 공천


입력 2014.06.10 11:18 수정 2014.06.10 21:11        조성완 기자

<기자수첩>여도 야도 연고와 무관 정치논리로 욕심 '눈꼴'

7.30 재보궐선거가 ‘미니총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판이 커졌다. 사진은 지난 2013년 10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경기도 모지역의 선거포스터를 지나는 행인이 살펴보는 모습.ⓒ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7.30 재보궐선거가 ‘미니총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판이 커졌다. 현재까지 확정된 곳만 12곳이다.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거나 파기 환송심이 진행 중인 6곳까지 포함하면 최대 18곳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선거의 판이 커지면서 ‘거물급 인사’ 내지 ‘올드보이’들의 귀환 신호탄도 착착 쏴질 예정이다. 특히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동작을의 경우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들만 벌써 15여명에 이를 정도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전 최고위원,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명단을 올렸다.

이에 맞춰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손학규, 천정배, 김두관, 정동영 상임고문 등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 씨는 이미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경력과 해당 지역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한번 돌아볼 필요성이 있다.

경기 평택을에 출마를 선언한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6대 총선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을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해당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했다.

동작을 출마가 거론되는 이 전 최고위원은 서울 서초갑(17~18대)에서 재선에 성공했으며, 이 전 홍보수석은 광주 서구을에 두차례 출마했다가 낙선한 경험이 있다. 나 전 의원은 서울 중구(18대)에서, 오 전 서울시장은 서울 강남을(16대)에서 각각 초선을 지냈을 뿐이다.

새정치연합도 마찬가지다. 특히 동작구을 출마자로 거론되는 후보군들은 대부분 해당 지역에 연고가 없다.

정 고문은 전주시 덕진구에서 재선(15~16대)에 성공했지만 18대 총선에서는 동작구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후 4·29 재보궐선거에서 전주시 덕진구를 통해 복귀했다. 19대에서는 또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서울 송파구을에 출마했지만 패배의 쓴맛을 봤다.

손 고문은 광명시에서 3선(14~16대)을 했다. 18대에서는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지만 패배했다. 이후 19대에서 성남시 분당구을에서 재보궐선거를 통해 복귀했다. 천 고문도 경기도 안산에서만 4선(15~18대)을 내리 지냈지만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송파구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김현철 씨의 경우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에 경남 거제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이후 무소속 출마를 고려했지만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야 모두 이번 재보궐선거의 키워드로 ‘혁신’을 내세웠다. 그 첫걸음은 바로 투명한 공천이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정서는 고려하지 않은 승리만을 위한 ‘내려꽂기’는 이번에도 단골메뉴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중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그는 해당 지역구에서 와신상담하며 4년동안 아침마다 약수터를 오르내렸다. 매일매일 지역주민들을 만나면서 함께 웃고, 화내고, 슬퍼했다. 그의 노력은 19대 총선에서 ‘승리’라는 보답으로 돌아왔다.

여야는 재보궐선거 공천을 앞두고 지역주민들이 왜 해당 의원을 선택했는지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더불어 일방적인 ‘내려꽂기’가 과연 본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민생’을 위한 것인지도 고민해볼 필요성이 있다.

출마가 거론되는 후보들도 해당 지역구 출마가 진정 지역주민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본인들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것이지 되물어봐야한다. 자칫 잘못하면 2년여 남은 임기동안 지역주민들의 정서만 파악하다 허송세월할 수도 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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