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홍명보호, 히딩크 기적 불가능한 이유
월드컵 개막 코앞인데도 베스트11 구성에 난항
평가전 횟수도 적어 그만큼 준비하는데 어려움
혹시나 했던 기대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졸전으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0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조르당 아예우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등 0-4 대패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한국과 가나 모두 베스트 11을 가동했다. 가나는 이미 완성된 전력을 최종 점검하는 모습인 반면, 홍명보호는 뚜렷한 전략 전술을 내놓기는커녕 모든 면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평가전을 모두 마친 홍명보호는 이제 결전의 땅인 브라질로 입성해 8일 뒤 본선 첫 상대인 러시아와 만난다. 많은 전문가들이 남은 시간 문제점을 파악해 고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홍명보호에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한때 ‘오대영’으로 놀림을 받다가 막상 월드컵이 시작되자 파죽지세로 준결승까지 오른 2002 대표팀의 기적을 바라는 목소리가 있다. 바로 4강 신화의 기적을 연출한 히딩크호의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의 대표팀을 당시와 비교하기에는 큰 무리가 따른다. 2002년 히딩크호는 월드컵 직전 모든 준비과정을 마친 상태였고, 현재 홍명보호는 베스트11 구성조차 난항을 겪을 정도다.
2001년 1월 대표팀 감독직에 선임된 히딩크 감독은 경질설이 불거질 정도로 좋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프랑스와의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0-5 대패한데 이어 두 달 뒤 체코와의 평가전에서도 같은 스코어가 나오자 ‘오대영’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 했다.
물론 많은 논란에도 히딩크 감독은 자신의 축구철학을 꺾지 않았다. 조직력을 누구보다 중요시한 히딩크 감독은 수차례 평가전을 통해 실험을 거듭했고, 점차 베스트 멤버들을 가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나아지기 시작한 대표팀의 경기력은 2002년이 되자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특히 월드컵 직전 열린 세 차례 평가전을 빼놓을 수 없다. 히딩크호는 스코틀랜드를 부산으로 불러들여 무려 4-1의 대승을 거뒀고, 5일 뒤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박지성이 골을 터뜨리며 1-1 무승부를 이뤘다. 또한 우승후보 프랑스에게 2-3 석패했지만 당시 축구팬들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경기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이와 달리 2014년 홍명보호는 경기력도 문제지만 극심한 득점난에 시달리고 있다. 올 해 첫 친선전인 코스타리카전에서는 김신욱이 골을 넣었지만 멕시코, 미국과의 연전에서는 각각 0-4, 0-2로 참패를 맛봤다. 지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는 박주영과 손흥민이 휘파람을 불었지만 이후 2경기(튀니지, 가나)서 다시 침묵을 지킬 뿐이다.
무엇보다 평가전이 역대 월드컵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히딩크호는 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해 2002년에만 무려 14차례의 평가전을 치렀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 나선 허정무호도 11회의 평가전을 가졌고, 2006 독일 월드컵 직전에도 13번의 평가전으로 전력을 다졌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의 올 시즌 경기 수는 고작 6번에 불과하다. 준비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이란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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