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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에 신난 야권 "박근혜정부 2기=친일내각" 몰기


입력 2014.06.20 13:24 수정 2014.06.20 13:52        최용민 기자

야권, 박효종 김명수 정종섭 싸잡아 '친일' 낙인

전문가들 "친북좌파 비판 논리랑 뭐가 다른가?"

야권으로부터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 김명수 규육부총리 후보자, 정종섭 안행부 장관 후보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연합뉴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 대한 야당의 비판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확한 근거와 구체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친일정부'로 매도하며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문 후보자의 위안부 발언을 계기로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까지 친일 인사로 분류하며 '친일내각', '친일방송'이 전개될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특히 박 교수에 대해서는 "박효종 교수가 누구인가.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자이고, 친일과 독재, 5.16 군사쿠데타를 미화한 뉴라이트 출신의 대표적 인사"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의 역사의식까지 문제를 제기하며 '친일교육'이 강요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9일 의원총회에서 "'친일내각', '친일교육', '친일방송'이 되고 그런 철학이 강요될 것"이라며 "역사인식이 매우 심각하다. '아베내각'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박 원내대표의 주장은 논리적인 근거가 희박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먼저 김명수 후보자와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논문 표절'과 관련된 부분이다. 친일문제와는 비껴가 있다.

또 정 후보자가 역사 의식을 의심받는 이유는 자신의 저서에 제주4.3을 '공산주의 폭동'이라고 기술했기 때문인데 이것도 친일 문제와는 큰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특히 정 후보자는 "억울하게 희생된 많은 양민들까지 공산주의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아울러 박 교수는 과거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주축인 '교과서포럼'의 대표를 맡기도 했고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단순히 이러한 이력만을 가지고 박 교수가 방심위원장을 맡으면 '친일방송'이 전개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극단적인 '친일 덧씌우기'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과거 발언 중 일부만 뽑아서 친일이라고 한다면 주사파나 사회주의 계열 운동권 출신들은 '종북'에 안 걸릴 사람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신경민 최고위원, 박지원 의원이 1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물론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종섭 안정행정부 장관 후보자, 박효종 방송통신심위위원장을 한꺼번에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문 후보자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어떤 것이 있어야 한다"며 "박효종 교수가 뉴라이트에 몸 담았다고 친일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종섭 안행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저서에서 제주4.3을 '공산주의 폭동'이라고 기술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건 친일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며 "새정치연합이 문제를 지나치게 확대하면 결국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또 일각에서는 박 원내대표의 이러한 비판 논리가 야권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종북 비판' 논리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야권은 그동안 보수층의 '종북 비판' 논리에 대해 모든 걸 싸잡아서 비판하지 말고 생각의 자유와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들도 똑같은 논리로 박근혜정부 내각을 '친일' 논리로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는 것. 즉 자신들에 대한 극단적인 비판에 대해서는 생각의 포용력을 주장하지만 상대방을 비판할 때는 똑같은 논리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헌 변호사는 "다양한 시각을 인정해야 된다는 것은 야당이 이야기했던 것이다. 당신들은 친북 아니냐. 친북 세력을 이용하지 않았느냐와 똑같은 논리"라며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해 서로 인정하고 그렇게 나아가야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런 식으로 싸잡아서 친일내각이라고 비판한다면 극단적으로 무장투쟁한 사람만이 애국자일뿐이라는 단순한 논리가 된다"며 "함부로 친일을 말할 수 없고 친일은 그 누구의 전유물도 아니다"고 경계했다.

이에 대해 이재교 변호사 역시 "흉보면서 닯는다는 말이 있다"며 "자기들이 비판하는 종북논리를 그들도 싸잡아서 비판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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