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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하는데 할수도 없는 것은? 재보궐 야권연대


입력 2014.07.15 08:55 수정 2014.07.15 08:59        김지영 기자

새정치 전략지역 동작을·수원정에 정의당 천호선·노회찬 투하

주승용 "힘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천호선 "안 되면 새정치 탓"

7.30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기동민 새정연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 수원정에 출마한 박광온 새정연 후보와 천호선 정의당 후보.(사진 왼쪽부터)ⓒ데일리안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7.30 재보궐선거 야권연대를 놓고 동상이몽에 빠졌다. 양당 모두 야권연대의 필요성에 절감하면서도 자신들의 양보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의당은 후보 등록일을 3일 앞둔 지난 7일 수도권 5개 지역구와 광주 광산을에 후보를 냈다. 이틀 뒤인 9일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에 당 대 당 차원의 야권연대를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정의당이 후보를 낸 대부분의 지역은 야권의 표가 갈리면 선거 승리가 어려워지는 여야 접전지다.

특히 서울의 유일한 선거구이자 이번 재보선의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동작을에는 노회찬 전 공동대표가, 김진표 전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역구로 상대적으로 야세(野勢)가 강한 수원정(영통)에는 천호선 대표가 각각 출마한다. 새정치연합의 입장에서 가장 양보하기 껄끄러운 지역에 정의당이 끼어든 꼴이다.

여기에 정의당은 재보선 목표를 ‘2+⍺’로 상향조정하면서 새정치연합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의당의 중도 포기를 예측했던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이 같은 상황이 난감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단일화 가능한 지역 경기 4개 선거구뿐

먼저 동작을은 여당 후보를 상대로 기동민 새정치연합 후보와 노 후보간 경쟁력 차이가 거의 없는 지역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동작을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에 따르면,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가정했을 때 기 후보와 노 후보는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51.9%)를 상대로 각각 36.4%, 37.0%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야권연대 논의가 진행된다고 해도 두 실제 후보간 단일화는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동작을은 새정치연합이 당내 반발과 대규모 당원 탈당 사태를 무릅쓰고 기 후보를 전략공천한 지역으로, 이 지역에서 정의당과 연대가 이뤄진다면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전략공천 결정은 정당성을 잃게 된다.

이 같은 점들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야권연대가 가능한 지역은 동작을과 야권 극우세 지역인 광주 광산을을 제외한 경기 4개 선거구다. 이들 지역에서 후보별 인지도와 경쟁력을 고려하면, 실제 연대가 이뤄졌을 때 수원을(권선)과 수원병(팔당), 김포는 새정치연합 후보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정의당이 야권연대 과정에서 새정치연합 후보에 경쟁력 우위를 기대해볼 수 있는 지역은 천 대표가 출마하는 수원정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수도권과 연고가 없고, 공직선거에도 처음 출마하는 정치 신인이다. 이에 반해 천 후보는 서울 출신으로, 지난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서울 은평을에 출마해 당시 ‘왕의 남자’로 불리던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49.5%)를 상대로 48.4%를 득표한 경험이 있다.

팔짱 낀 새정치, 급한 정의당

문제는 새정치연합의 의지다. 당장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정의당의 야권연대 요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의당이 제풀에 지쳐 포기할 것’이라는 기류도 적지 않다.

주승용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선거전에 들어가서 얼마든지 지역민의 심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1~2% 판세에 의해 당락이 바뀔 수 있으면 힘들어지는데,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런 (연대를 논의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후보간 선거전이 박빙 양상으로 흘러가면 정의당이 양보를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회적인 압박으로 풀이된다.

동작을의 경우 양자구도에서 기 후보와 노 후보는 나 후보를 상대로 비슷한 경쟁력을 보이지만, 다자 구도에서는 기 후보가 노 후보와 비교해 8%p 가량 우위를 보인다. 결국 ‘1~2% 판세에 의해 당락이 바뀔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은 지지율에서 뒤처지는 후보가 양보해야 할 시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기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기 후보는 전략공천돼서 온 것이다. 본인이 선택한 게 아니고 당이 필요해서 이곳으로 가라고 해서 온 거다. 그래서 이걸 기 후보나 캠프 단위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최종 결정권을 당 지도부에 넘겼다.

그는 “이제 공천작업을 막 마무리했는데, 야권에서 다른 후보들 또 나왔기에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박근혜정부, 세월호 국면에서 보여준 새누리당의 모습을 반드시 승리로 평가해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 좀 더 새로운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성공하도록 조화롭게 판단해나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야권연대 가능성을 낙관하고 있지는 않다. 천 후보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전국위원회 결정에 의해 당선자를 배출하고 제3정당의 위치를 확보한다고 했지만, 아무리 좋은 후보라고 하더라도, 특히 지금 이야기되는 야권연대의 전망은 시작할 때부터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앞으로 그 분들(새정치연합 지도부)이 어떤 입장을 제시할지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라며 “만약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로지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책임 문제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천 후보는 “박광온 후보와는 몇 번 인사를 나눴고, 굉장히 좋은 분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정치인 박광온은 누구인지, 정치인으로서 어떤 철학과 가치를 갖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에둘러 박 후보의 양보를 요구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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