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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순교자 유산, 세계 평화 이바지"


입력 2014.08.16 15:14 수정 2014.08.16 15:23        하윤아 기자

광화문 광장서 거행된 '윤지충 및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 집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에 대한 시복미사를 집전하며 “(순교자들의 유산은) 이 나라와 온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순교자들의 유산은 선의를 지닌 모든 형제자매들이 더욱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화해를 이루는 사회를 위해 서로 화합하며 일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복미사에는 17만명의 천주교 신자들과 400여명의 세월호 유가족 외에도 이주 노동자 등 소외계층은 물론 전 세계 각국의 주교 60여명 등 100여명의 주교들이 참석했다.

시복식은 예정대로 오전 10시 안명옥 주교(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시복 청원으로 시작됐다. 이어 김종수 신부(로마 한인 신학원장)가 124위 시복을 위한 약전을 낭독했다.

교황은 시복 청원을 받아들인 뒤 “본인의 사도 권위로 가경자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앞으로 복자로 부르고 법으로 정한 장소와 방식에 따라 해마다 5월 29일에 그분의 축일을 거행할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라며 공식적으로 시복을 선언했다.

교황의 시복 선언이 끝나자 곧바로 제대 위에서 124위의 복자화가 펼쳐졌다.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명명된 가로 3m, 세로 2m의 복자화는 가톨릭 미술 작가인 김형주 화백이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복식이 마무리된 후 이어진 시복미사는 일반적인 미사 전례 절차대로 진행됐다. 이날 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고,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과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교황청 국무원장)이 공동으로 집전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오늘은 모든 한국인에게 큰 기쁨의 날”이라며 “순교자들이 남긴 유산, 곧 진리를 찾는 올곧은 마음, 그들이 신봉하고자 선택한 종교의 고귀한 원칙들에 대한 충실성, 그들이 증언한 애덕과 모든 이를 향한 연대성, 이 모든 것이 이제 한국인들에게 그 풍요로운 역사의 한 장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순교자들의 모범은 막대한 부요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들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며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면서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 믿는다면, 순교자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간직했던 그 숭고한 자유와 기쁨이 무엇인지 마침내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론이 끝나고 신앙고백과 신자들의 기도인 보편지향기도, 최후의 만찬을 기념해 빵과 포도주를 나눠먹는 성찬 전례가 차례로 이어졌다. 이후 미사는 교황의 강복과 파견 성가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약 2시간가량 진행된 시복미사가 끝난 후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로 이동, 오후 4시 30분쯤 ‘희망의 집’에서 장애인과 꽃동네 가족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교황은 이날 시복미사에 앞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에게 세례를 내릴 계획이었으나 시간 관계상 17일로 연기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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