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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강한' 미국 농구…2진 내세워도 대항마 없다


입력 2014.09.17 21:09 수정 2014.09.17 21:13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농구 월드컵서 세르비아에 129-92 압승

유럽·남미 강호 세대교체 시기 맞물려 독주

미국이 세르비아를 압도적인 점수 차로 꺾고 농구월드컵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 FIBA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세계 농구에 다시 한 번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가 찾아왔다. 원조 드림팀 이후 이 정도로 격차가 뚜렷했던 시절은 없었다.

미국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끝난 2014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결승에서 세르비아를 129-92로 완파했다. 월드컵 2연패에 성공한 미국은 통산 우승도 5차례로 늘렸다.

말 그대로 퍼펙트 우승이었다. 미국은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9경기에서 전승을 거뒀고 평균 점수 차는 무려 33점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이 NBA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한 이래 역대 3번째 기록에 해당한다. 평균 점수차 최다 기록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의 43.8점이다.

미국은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이래 2008년부터 각각 두 번의 올림픽과 농구 월드컵을 잇달아 석권하며 메이저 대회 4연패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농구 월드컵 우승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미국이 베스트 멤버도 아니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을 고사한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서니, 코비 브라이언트, 케빈 듀란트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빠졌다.

물론 지금의 대표 선수들도 모두 현재 NBA에서 올스타급 선수들이지만 역대 대표팀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무게가 현저히 떨어진다. 사상 최강으로 꼽히는 1992년 원조 드림팀이나, 2012 런던올림픽 대표팀과 비교하면 거의 2진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미국은 너무 막강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가드 카일리 어빙(12.1점 3.6도움)을 필두로 제임스 하든, 케네스 페리드, 데릭 로즈, 드마커스 커즌스 등이 주축이 된 미국은 대회 내내 이렇다 할 위기가 한 번도 없었다.

4쿼터 종반까지 미국을 괴롭힐만한 팀도 전무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동기 부여 유지라는 어려움 속에서 적재적소의 전술 운용으로 미국을 지휘한 슈셉스키 감독의 지도력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을 제외하고 경쟁 팀들이 물고물리는 혼전에 빠진 것도 싱거운 대회에 한몫을 담당했다. 그나마 미국의 대항마로 꼽혔던 스페인이 8강에서 프랑스에 덜미를 잡히며 탈락한 게 결정타였다. 프랑스도 세르비아에 무너지며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미국의 최종 상대인 세르비아는 A조에서 4위로 겨우 턱걸이해 올라온 팀이었다.

2000년대 중반 다소 주춤했던 미국은 체계적인 대표팀 운영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세계 대회에서 '농구종가'다운 지배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나마 미국의 대항마로 활약하던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도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당분간 미국의 독주를 저지할만한 팀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자만심이라는 내부의 적이 아닌 이상, 미국의 라이벌은 당분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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