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 새 비대위장 뽑는다지만...난장판 청소될까?
유기홍 수석대변인 "추천단 회의 18일 개최, 상임고문단 등 27명 참여"
후임 임명돼도 당직 유지한 채 당대표 퇴진 투쟁 벌이는 현직 당직자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박영선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의 후임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분열된 당 조직 정비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비대위원장 추천단 회의가 내일 오후 2시 당대표회의실에서 개최된다”며 “(추천단은) 우선 상임고문단으로, 전직 당대표는 상임고문단에 포함된다. 여기에 전직 원내대표단 중 현역의원, 그리고 19대 국회의 부의장단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임 비대위원장 선출에는 권노갑·김상현·김원기·김한길·문재인·문희상·박상천·손학규·송영오·신기남·안철수·오충일·이부영·이용득·이용희·이해찬·임채정·정대철·정동영·정세균·한명숙 상임고문과 박병석(전)·이석현(현) 국회부의장, 원혜영·박기춘·박지원·전병헌 전 원내대표 등 모두 27명의 인사가 참여한다.
비대위원장 인선은 원내 결정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추천단의 추천과 현직 당대표 권한 대행인 박 위원장의 임명으로 선임된다.
다만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유지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우리가 아직 의원총회를 연 것도 아니고, 어제 (설문에서는) 의원들의 의사를 타진해본 것”이라며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 원내대표가 아무튼 다시 한 번 잘 집중해서 협상을 마치고 원내대표를 사퇴한다는 데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변인은 이어 “(원내대표직 유지 문제는)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대통령의 발언과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대한 국회의장의 일방적 발표, 그런 것들이 다 연동돼 있다”면서 “그렇게 때문에 우리가 단위 회의에서 금방 뭘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박 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박 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마무리 지은 뒤에 의총 등의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가오는 의총에서는 우선 후임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건과 박 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계속 임하는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남은 문제는 분열된 당 조직이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임명직 중앙당직자들은 당직을 유지한 채 박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강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임명직 당직자가 현직을 유지하면서 당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여야를 통틀어 매우 드문 경우다.
반대로 대다수의 현직 원내당직자들은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사퇴가 기정사실화되기 전까지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과 비대위원장 인선 건 등 박 위원장의 결정을 옹호해왔다. 이는 당직자들이 임명권자인 당대표에게 반기를 들 경우, 자칫 당 조직과 지휘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윤석 의원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총에서 김한길·안철수 당시 공동대표를 비판한 뒤 수석대변인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에 대해 한 초선 의원은 “적어도 당직을 달고 있는 사람들은 좀 자중했으면 좋겠다”며 “안 그래도 당이 어려운데, 당직자들까지 당대표를 흔들면 밖에서 보기에 어떻겠느냐.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후임 비대위원장이 임명되더라도 이 같은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조직체계가 이미 분열된 상황에서 얼마든지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소지가 있다.
여기에 박 위원장과 함께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주도했던 전해철 특별법 TF(태스크포스) 야당 간사도 강경파 의원들과 함께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박 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권을 유지한다고 해도 제대로 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원내지도부가 전날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대다수의 당내 의원은 박 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마무리 짓는 데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30명 가량의 강경파 의원들은 현재까지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조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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