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샘 의자 4천번 내려쳐 테스트...이케아 5번도 안돼 파손


입력 2014.11.30 14:40 수정 2014.11.30 17:24        안산 =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르포>아시아 최대 규모 한샘 안산 3공장...10년 이상 쓸 제품 만들어 '품질'과 '서비스'에 역점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샘 제3공장 내부. 무주공법과 집진 설비를 갖춰 1992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공장이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이 식탁의자는 60킬로그램 무게로 10센티미터 위에서 4000번 내려치는 시험을 반복 합니다. 이런 시험에 합격한 제품만이 시중에 판매가 됩니다. 이케아가 조만간 국내에 진출 한다고 해서 이케아 의자를 가져다 시험을 해봤는데 5번도 안돼 파손되더라고요."

경기도 안산 한샘의 3공장에 위치한 생산기술연구소에서 만난 신동원 부장(기술개발팀)의 말이다.

한샘의 생산기술연구소는 이케아의 '테스트랩'과 비슷한 곳으로 한샘 제품의 품질을 책임지는 곳이다.

비록 이케아 테스트랩과 비교할 수 없는 시설과 규모지만 이케아에 대응해 국내 가구업체가 열악한 조건 속에서 자체 연구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3공장은 주로 주방가구를 생산하고 있어 이 연구소에서는 주방가구를 기계로 눌러보고 손잡이도 15킬로그램 무게로 눌러보는 등의 시험을 한다.

포름알데히드 검출 시험도 이곳에서 진행하는데 정부기준보다 10% 더 강화해 시험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60도의 열기에서 4시간 자외선에 노출시켜 자재가 변색되는지도 이 곳에서 시험한다.

신 부장은 "한샘은 쉽게 쓰다 버리는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며 10년 이상 사용 가능할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 3공장은 1992년 완공된 대지 3만6000제곱미터(㎡, 약 1만890평) 규모로 아시아 최대 단위 공장이다.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생산 인력들을 최소화했다. 공장 자동화 비중은 70%이며 주방가구의 자동화 비중은 90%에 달한다.

특히 집진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구공장에서 많이 나오는 톱밥을 빨아들여 에너지로 활용하는 친환경 공장이다. 지금은 좀 낡은 측면이 있으나 1992년 당시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을 정도로 미래 지향적 생산 공장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공장에서는 한샘의 주력제품인 주방가구와 '국민책장'으로 불리는 '샘(SAM) 책장'도 만들고 있다.

샘 책장은 24시간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로봇을 이용해 자동으로 적재하고 분배해 인건비 비중을 낮춰 이케아의 베스트셀링 제품인 '빌리 책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다.

샘 '5단800' 책장은 시공과 배송가격을 포함해도 8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5단1200'도 8만5000원에 판매된다. 하지만 빌리책장 '6단800'의 국내 판매 가격은 7만9900원이다. 거기에 시공비와 배송비까지 포함하면 1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한샘 제조사업부의 남윤호 차장(생산관리부 제조본부)은 "책장은 무게를 잘 견뎌야 하기 때문에 견고한 파티클보드(PB)를 사용해 무게에 잘 견딜 수 있도록 했다"며 "하지만 빌리책장을 시험해봤을 때 얼마 못가 내려앉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국내 가구업체들에 대한 위기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대부분이 저질의 제품을 비싼 가격에 판매해 왔기 때문에 이케아 진출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거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한샘의 경우는 예외라고 말하고 싶다.

한샘은 일찍이 이케아 진출에 맞서 이케아가 지니고 있지 못한 '품질'과 '서비스' 강화에 역점을 뒀다.

최양하 한샘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를 통해 "매출이 성장할수록 품질서비스의 약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명품수준의 품질 고객이 감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한샘은 단기간의 매출 성장으로 인한 물량 증가로 영업, 시공, 물류, 제조, AS 등 고객 서비스 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시공사원은 지난해 1분기 1670여명 수준에서 올해 현재 2700명 수준으로 충원했고, AS인력도 20%이상 인원을 보강하는 등 조직을 보완했다.

또 각 사업부분별로 운영되던 품질서비스 조직을 CEO 직속으로 재편하고, 품질서비스 회의를 CEO가 직접 매주 주관하면서 품질과 서비스의 개선을 점검하고 있다.

한샘의 직원들은 물류와 시공에 있어서도 '고객 서비스'라는 인식을 가지며 일하고 있다. 이케아의 경우 물류와 시공 서비스는 고객이 직접 하거나 아웃소싱 업체에서 하는 것과 대조된다.

한샘 관계자는 "올 한 해 품질서비스 부분의 조직의 보완과 교육과 동기부여 등을 강화한 결과 수준이 많이 향상됐다"며 "앞으로 조 단위 회사를 넘어 10조이상의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고객감동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샘 3공장에 로봇이 제품을 적재하고 분배하고 있다. 공장 자동화 비중은 약 70%대 이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영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