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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안정환 폭발로 돌아본 '손님의 갑질'


입력 2015.01.02 16:17 수정 2015.01.03 08:24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하승진 상대 심한 언사..2007년엔 안정환도 서울서포터와 말다툼

관중과 싸우는 행위 안되지만 이를 구실삼은 거친 행동도 삼가야

하승진(MBC 스포츠플러스 캡처)

한국 스포츠에 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

하승진(전주 KCC)이 1일 서울 삼성과 ‘2014-15 KCC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리오 라이온스의 팔에 맞아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뒤 관중의 매너 없는 행동으로 충돌이 일어났다.

상황은 이렇다. 하승진이 아픈 코를 부여잡고 퇴장하려고 할 때 한 여성 관중이 "열심히 뛰지도 않으면서 아픈 척 꾀병 부리지 말라"는 식으로 외쳤고, 격분한 하승진이 참지 못하고 관중석을 향해 뛰어들 기세로 격분했다.

구단 직원과 경호원이 말려 진정되긴 했지만 하승진은 라커룸에서 "내가 뭘 잘못했느냐"며 대성통곡했다고 전해진다.

삼성 구단에서 해당 여성과 면담한 결과로는 해당 여성이 욕설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한 선수를 흥분하게 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사실 관중들의 선수를 향한 '언어 테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7년에는 안정환 현 MBC 해설위원이 2군 경기차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경기를 하다가 한 서울 여성 서포터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를 들었다.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2군 경기에서 여성 서포터가 안정환 뿐 아니라 안정환의 부인 등 가족에 대해 욕설을 해댔고, 이를 참지 못한 안정환이 관중석까지 난입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사상 최고 벌금인 1000만원을 부과하며 경종을 울렸다.

하지만 그 이후 서울 구단이나 연맹 측에서 해당 여성 서포터를 출입금지 처분을 내렸다는 후속 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아마 그 여성 서포터는 아직까지도 당시 일을 자신의 영웅담처럼 여기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두 사례에서 보듯 프로선수들이 관중들의 모욕적인 언사에 반응이라도 보이면 그 즉시 '프로정신'이 없는 것으로 치부된다. 자신들의 경기를 보러온 관중, 즉 손님을 향해 어떻게 대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손님이 왕'이라는 서비스 정신에 어긋나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관중도 관중 나름, 손님도 손님 나름이다. 최근 '손님의 갑질'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기업들도 골머리를 앓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물건을 사용하다가 반품하거나 사소한 또는 있지도 않은 하자를 갖고 '컴플레인'을 거는 손님이 있다. 바로 기업들이 가장 유념하는 '블랙컨슈머'다. 이들은 모두 기업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간다. 손님으로 받지 않겠다는 의미다.

우리 주위에 더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대중식당이다. 식당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자신의 아이들을 저지하지 않는 손님을 가끔 본다. 주인 입장에서는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 '왜 남의 애 기를 죽이느냐'는 말이 나올까봐 전전긍긍이다.

최근에는 항공사나 호텔에서도 '진상손님'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흔히 비꼬는 '라면상무'나 호텔 직원을 신문으로 때린 사장도 있었다. 손님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갑질'까지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갑질'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안정환과 하승진을 향해 모욕적인 언사를 한 사람들도 "선수들이 감히 내게 어쩌겠어"라는 생각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어떠한 행동을 해도 선수가 자신에게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본적인 생각이 바로 '갑질'의 시작이다.

프로경기에서 관중은 '갑'이 아니다. 야구만 보더라도 선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파울 또는 홈런성 타구를 먼저 낚아채는 등 경기를 방해하면 곧바로 퇴장 당한다. 관중은 바로 스포츠를 있게 하는 또 다른 요소다. 관중 없이 스포츠도 없지만 그 관중이 경기장에 와서 방해를 놓는다면 스포츠 역시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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