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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마디에 술렁대다니..."비핵화 회담" 역제안해야


입력 2015.01.03 08:31 수정 2015.01.03 08:49        김소정 기자

"최고위급 회담 못할게 없다"면서도 미국 맹비난

속셈은 북핵 논의 제외 전문가들 '의도 파악' 신중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1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 있으며 분위기가 마련되면 남북 정상회담도 개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연합뉴스

정부가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대화”로 화답하면서 새해 초 남북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북한은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의 대전환과 대변혁”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정치·군사 문제와 교류 협력에 방점을 찍은 셈이어서 난관도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2일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성사되면 이산가족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남북 회담에서 우선적으로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려고 한다”면서 “설 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뿐 아니라 이산가족 전원의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 등을 북측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올해 남북 분단 70년을 맞아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역사에 부끄러운 일로 남을 것이다. 이것을 반드시 우리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 연말 통일준비위원회와 북한의 통일전선부 간 대화를 제의하면서 이산가족상봉과 남북 축구대회, 평화문화예술제 등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 문화협정 체결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통일준비위 대화 제의에 침묵하던 중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지난해 2월 이후 중단된 고위급접촉 재개, 분야별 회담 개최만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사실상 북한이 통일준비위가 제안한 의제를 배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 고위 당국자는 “신년사에서 통일준비위 명칭이 적시되지 않았다고 해서 배제했다고 보지 않는다. 여러 형태의 대화가 언급된 만큼 넓게 보면 어떤 대화라도 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남북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을 언급했다. 또 미국을 비난하면서 핵무기 개발 명분을 강조했으며, 한미 군사훈련과 제도통일(체제통일)을 중단하는 등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따라서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설 의지를 보이면서도 대화의 전제조건을 달아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할 의지를 드러낸 것이어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와 함께 이번 북한의 남북대화 제의는 김정은 체제를 공고화할 시점을 맞아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전략상 우선 남한과의 관계 안정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장은 “북한이 김정은 신년사에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것이나 우리 측의 대화 제의에 수정제의 없이 곧바로 응한 것 모두 이례적인 것은 맞다”면서도 “지금은 남과 북 모두 대화 내용과 상관없이 대화 자체를 성사시켜야 할 시점이므로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대화를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은 “북한은 남한과의 대화 제의마저도 러시아와 중국을 염두에 둔 정치외교 전략 차원에서 하고 있다”며 “이런 차원에서 이번에 우리 정부의 대응 역시 정치외교적 의제를 제시하는 등 크게 응대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가령 노골적으로 비핵화 논의나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큰 의제를 내걸고 당국 회담을 제의해보는 것이 북한의 진정성 파악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3차 핵실험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한반도 비핵화를 천명해왔고,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려면 남한의 협력이 필요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박근혜 대통령과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이 대화에 적극 나서는 이 시점에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대전환을 위한 전제조건을 내세워 과감한 역제안을 해볼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김정은 신년사가 발표된 이후 미국 정부와 대북 전문가들은 언론 매체와의 인테뷰에서 북한이 내세운 대화 조건과 관련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한국의 통일준비위원회가 1월중 대화를 하자는 제안을 테이블에 올려놓은 만큼 북한이 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 섣불리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해온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무산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계책일 수도 있지만 진정성 있는 요소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인권 논란에 따른 국제적 고립구도에서 탈피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유화공세를 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박근혜 정부가 대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시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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