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공격보다 더 가려운 곳은?
장현수-김주영, 곽태휘-장현수 조합 뚜렷한 장단점
기량보다 조직력 문제? 조별리그 전 베스트11 확정해야
공격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수비가 더 걱정이다.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이 '2015 아시안컵'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승리를 챙겼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후반 선수교체와 전술변화를 통해 공격 쪽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수비 라인에서는 최적의 조합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같은 메이저대회, 그리고 단기전에서는 수비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결코 우승할 수 없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무너진 이유도 수비 붕괴에서 비롯됐다. 반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골 결정력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내내고도 6경기에서 단 1골도 내주지 않는 철벽수비를 앞세워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취임 이후 5차례의 평가전에서 한 차례도 같은 수비라인을 기용하지 않았다. 특히, 센터백 조합의 변화가 심했다. 김기희(전북 현대)-곽태휘(알 힐랄), 김영권(광저우 헝다)-김주영(상하이 둥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 곽태휘-장현수(광저우 푸리), 장현수-김주영 조합으로 총 6명의 중앙 수비수를 번갈아가며 기용했다.
잦은 변화는 불가피한 부분도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갓 지휘봉을 잡은 지 4개월도 안된 상황에서 불과 몇 차례의 평가전만으로 당장 최적의 조합을 끌어내기란 무리였다. 하지만 아시안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인 만큼, 어쨌든 베스트 라인업을 확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곽태휘, 김주영, 김영권, 장현수로 센터백 진용을 구성했다. 김기희는 군사 훈련으로, 홍정호는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일단 사우디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장현수-김주영 조합에 좀 더 무게가 쏠린다. 대표팀은 2-0으로 승리하며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개인기가 좋은 상대 공격수들을 맞이해 여러 차례 슈팅 공간을 내주는 약점을 노출했고,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수도 있었다.
골키퍼 김진현-김승규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했을 장면이 많았다. 단순히 수비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라 공을 소유하고 난 이후에 공격으로 전환하는 첫 패스연결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내용만 놓고 본다면 비록 지기는 했지만 이란(0-1)과의 평가전 당시 선보인 곽태휘-장현수의 조합이 가장 안정적이었다. 제공권에 강하고 터프한 곽태휘와 위치 선정이 좋고 커버플레이에 능한 장현수 콤비의 시너지효과가 돋보였다.
하지만 이 조합 역시 완벽한 것은 아니다. 모두 기동력에 약점이 있어 발 빠른 공격수를 내세운 팀들을 상대로 역습에 취약한 면이 있다.
선수들 개인의 기량보다는 조직력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비교적 약체 팀들을 상대로 하는 조별리그에서 확실한 베스트11을 통해 인내심을 가지고 손발을 맞출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좌우 풀백은 그나마 안정적이다. 왼쪽엔 김진수-박주호, 오른쪽엔 차두리-김창수가 있다. 김진수가 사우디전에서 다소 아쉬웠지만 박주호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왼쪽 풀백까지 겸할 수 있다. 차두리는 부상 회복 속도가 변수다. 사우디전에서 괜찮았던 김창수가 좌우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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