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처 장관 현장 불참 질타에 차관 "가면 아랫사람 불편"
<안전혁신특위>계속되는 차관 변명에 일부 의원 "참 답답하다. 답답해"
지난주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건과 관련, 국민안전처 차관의 안일한 태도가 여야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국회 국민안전혁신특별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윤상직 국민안전처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질의에 나선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의정부 화재 사건 현장에 가보지 않은 것을 두고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이후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로 만들어진 부처인데 사건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유관기관 회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차관은 “현장 대응 단계에서 시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각자의 역할이 있다”면서 “현장에서 대응하는 역할과 전체적으로 하는 역할은 다르다. 무조건 현장에 가는 것이 좋은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유 의원은 “물론 담당자가 현장의 책임을 지는 것은 맡지만 장관이 화재 현장에도 안 가보고 어떻게 일일이 대응 할 수 있겠는가”라며 “그러나 화재 진압 후 장관은 당연히 현장에 방문해야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 차관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현장에서 대응 할 때 높은 사람이 방문하면 (실무자가) 어려워 지기 때문에 장관이 가고 싶은 마음을 참아가며 중앙소방서장 보낸 것”이라며 “(사고 이튿날인)일요일에는 오룡호 사고와 관련해 40여일 간 작전을 펼친 요원들을 격려하는 일이 있어서 (현장에 가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황당한 듯 웃음을 보인 유 의원은 이내 “사고가 난 지 3일이 지나도록 장관이 현장 한 번 안 나가고 어떻게 실상을 파악하고 대응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라며 “차관이 장관이라고 해도 그렇게 할 건가? 현장에 나가는 것을 참아가며 지휘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이어 “단순히 현장에 못 나간 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고 의정부 사고가 발생했을 때부터 국민안전처가 대처했던 행태가 재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묻는 것”이라면서 “안전처는 너무 안일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럼에도 이 차관은 “장관이 아직 현장에 못 나갔다고 해서 역할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오룡호 국면이 끝나면 현장에 나갈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대꾸했다.
이어 질의한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도 “국민안전처는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이 보인다는 인식을 주도록 행동하며 신뢰를 받는 것이 제일 관건”이라면서 “장관이든 차관이든 무전기 들고 뛰어다니면서 땀 흘리는 모습도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높은 사람이 현장에 많이 나오면 아랫사람들은 뒤치다꺼리를 해야하는 게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 ‘이제 국가가 역할을 하는구나. 제대로 하는구나’ 이런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라며 “국민안전처가 출범한 지 얼마나 됐는데 아직도 그런 인식이 안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차관은 또 다시 “이번에 의정부 사태에 대해 국민안전처는 가장 최대한 빠른 시간에 최대한 소방력을 적기에 투입하는 등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맞받았고 화가 난 김 의원은 “그건 안전처가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호통쳤다.
김 의원은 “장차관이 모두 현장에 가지 않은 채 소방본부장만 가고, 높은 사람이 가면 하위직이 괴로워하는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전처가 정말로 국민의 신뢰를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초기 대응에 노력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질의 이후에도 혼잣말로 “아유 참 답답하다”라며 이 차관의 행태에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전병헌 국민안전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장관이 현장에 가지 않았는 것이 자랑스럽거나 떳떳하게 변명을 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면서 “꼭 현장에 가야만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 가보면 책상에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많은 문제점과 관리체계가 드러나게 돼 있는 것을 안전처에서는 다시 한 번 환기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어진 추가질의에서도 이 내용은 다시 한 번 언급됐다. 유 의원은 이 차관을 향해 “국민안전처 차관 마저 현장에 나가지 않은 것은 납득이 안 되고 실망스럽다”면서 “신뢰 받는 컨트롤타워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전시행정성 방문 대신 정확한 현장 파악이 중요하다는 걸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차관이 “장관이 거기 가서 전시행정을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장관이 해야 할 역할이 현장에 있는 게 좋으냐. 상황실에서 통제 하는게 좋으냐”라는 차원이라며 다시 한 번 대립했다.
계속되는 이 차관의 변명에 유 의원은 “내가 시간이 없지만 또 반복해서 말한다. 종합상황실에서 장관이 지휘 감독하는 것도 맞다”며 “그러나 현장에 나가서 실제로 재난 당한 주민들의 상황이나 각 기관의 협력 시스템은 반드시 점검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차관이 변명하듯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매우 유감”이라고 밝힌 뒤 질의를 마무리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