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대리전으로 변질된 새정치련 시도당 선거
총선서 유리한 고지 얻으려면 시도당 위원장 선점해야...계파별 접전 '후끈'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를 위한 선거 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후보들의 합동연설회 일정에 맞춰 열리는 시·도당위원장 선거가 ‘계파 대리전’으로 불붙는 모양새다.
시·도당위원장이 곧 해당 시·도당 당직자 임명권을 행사하는 데다, 이들이 내년에 있을 총선에서 쓰일 공천 관련 자료들을 작성하는 만큼, 사실상 공천에서 절대적인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계파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우선 새정치연합의 텃밭이자 오는 18일 대의원대회를 여는 전남의 경우, 당내 비주류 중 박지원계로 분류되는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과 황주홍 의원(전남 영암·장흥·강진)이 맞붙었다. 앞서 황 의원이 ‘네거티브 없는 클린선거’와 후보자 공개토론회를 제안하자 이 의원은 “황 후보가 정작 뒤에서는 불법 선거운동을 일삼는다”며 반박 성명을 내면서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이어 20일 도당위원장 선출을 앞둔 전북은 유성엽 의원(정읍)과 이상직 의원(전주 완산을)이 경선을 앞두고 있으며, 오는 22일 대의원대회를 여는 충북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의원(청주흥덕을)과 지난해 3월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당시 안철수 의원 몫으로 공동 도당위원장을 지낸 신언관 전 위원장 간 격전이 펼쳐진다.
특히 최근 문 의원이 전당대회 공약으로 당명 변경을 내걸고 나오면서 안 의원과의 갈등설이 더욱 불거지기도 했다. 물론 문 의원이 지난 12일 안 의원과 장하성 교수의 경제관련 좌담회를 방문해 “새정치라는 점에서 볼 때 우리는 동지”라며 갈등성을 일축하기도 했지만, 차기 대선후보라는 점에서 볼 때 충북 지역의 격전은 곧 두 사람의 자존심 대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31일 경선을 진행하는 인천의 경우, 손학규계의 신학용 의원과 친노계 홍영표 의원이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곧이어 다음달 1일 경기에서는 손학규계인 이찬열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문재인 의원의 대변인격인 윤호중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25일 선거를 앞둔 대구에서는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문재인 대통령 후보 대구선거대책본부장을 역임한 김학기 달서갑지역위원장과 비노계에 속하는 조기석 달성군지역위원장이 맞붙는다. 여기에 남칠우 수성갑지역위원장 역시 출마를 저울질 하면서 3자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텃밭인 호남지역 중 광주(18일)는 박혜자 후보의 단독 추대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 내 대구·경북 지역의 유일한 국회의원으로서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의락 의원은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몇일 있다가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출마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서울(31일)과 대전(17일)은 각각 신경민 의원과 박범계 의원이 시당위원장직에 단독으로 입후보하면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다. 또한 제주와 세종의 경우 지난 10일 강창일 의원과 이해찬 의원이 추대 형식으로 각각 도당위원장과 시당위원장에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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