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판 할 감독 ‘스리백 집착’ 이젠 버릴 때 됐다
QPR전 전반 스리백-후반 포백 전술변화
경기력 극과 극, 맨유 최적의 전술 인정할까
이번에도 답은 포백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루이스 판 할 감독이 더 이상 스리백에 대한 미련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맨유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술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판 할 감독 체제로 올 시즌을 시작한 맨유는 초반에 크게 고전했지만 지난해 11월 리그 6연승을 질주하는 등 서서히 안정 궤도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연승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은 딱히 호평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원인은 스리백 전술이었다.
간혹 포백으로 경기를 치를 때 한결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판 할 감독은 집착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스리백을 선호했다.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토트넘-스토크 시티-사우스 햄턴과의 리그 3연전에서 2무 1패에 그쳤다. 특히 3경기에서 겨우 1골에 그치면서 현지 언론과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판 할 감독은 다시 한 번 QPR전에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공수에서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의 연속이었다. 중원 장악 실패, 수비 불안, 창조적인 공격력 실종 등 문제점을 모두 노출했다.
또한, 좌우 윙어나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는 앙헬 디 마리아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오히려 맨유는 약체 QPR을 상대로 밀리는 모습이었다. 허리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서 QPR에게 여러 차례 슈팅을 허용했다. 올 시즌 잘 나가는 찰리 오스틴에게 줄곧 공간을 내줬지만 맨유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쇼로 전반을 무실점으로 버텨낸 게 다행일 정도였다.
스리백을 고집하던 판 할 감독도 결국 후반에 포백 변화를 꾀했다. 그리고 마루앙 펠라이니, 제임스 윌슨을 교체 투입했다.
중원은 다이아몬드로 구성했는데 마이클 캐릭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그 앞에 펠라이니, 웨인 루니가 횡으로 서고 앙헬 디 마리아는 공격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갔다.
판 할의 과감한 변화는 대성공이었다. 후반 들어 맨유의 경기력은 한층 역동성이 있었으며, 상대를 압도했다. 선제골도 비교적 빠른 후반 13분에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패스를 받은 펠라이니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윌슨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추가골을 터뜨려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만 놓고 보면 나름 만족스런 경기 내용과 승점 3점이라는 결과를 얻은 셈이다. 벌써 시즌의 반환점을 넘어섰다. 맨유는 치열한 4위권 경쟁을 벌이는 중요한 시기다.
판 할 감독도 이제는 메인 전술을 확립해야 할 때다. 답은 나온 것 같다. 마이 웨이냐, 생각의 변화냐. 향후 판 할 감독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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