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개훔방' 대표, 박 대통령에 호소문 올린 이유


입력 2015.01.27 14:17 수정 2015.01.27 14:36        부수정 기자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을 제작한 제작사 삼거리 픽쳐스의 엄용훈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장문의 호소 글을 올렸다. ⓒ 삼거리 픽쳐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을 제작한 제작사 삼거리 픽쳐스의 엄용훈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장문의 호소 글을 올렸다.

엄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훔방'은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애쓰는 모든 아빠의 마음을 생각하며 정성껏 준비한 작품"이라며 "지난해 12월 31일 개봉 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정상적인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상영관만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엄 대표는 이어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가족과 함께 볼 영화가 개봉 다음 주부터는 조조와 심야 시간대가 주인 상영 시간에 배정받았다"면서 "현재 전국 10여 개 극장에서만 영화를 볼 수 있고, 대기업 극장 체인에선 사라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엄 대표는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로 상영관 수를 조정하는 극장의 기준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자사계열 배급 영화는 영화 예매 오픈 시기를 대부분 2주 전에 열어줬지만, 중소배급사 영화는 개봉일 1주일 전에야 열어준다"며 "예매 오픈 극장도 별로 없어 예매율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시간대도 불리해 좌석 점유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엄 대표는 또 "극장 측에선 관객의 수요가 많으면 스크린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현재 영화 산업은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돼 버린 상영관 구조"라며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의 양이 수요를 결정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월 CJ CGV와 롯데시네마에 과징금 총 55억원을 부과했지만, 현재 독과점 행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엄 대표는 동일 계열 간 배급과 상영을 엄격히 분리하고 합리적인 상영 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부 기관은 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 합리적 지원을 하고, 작은 영화의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와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엄 대표는 영화 '국제시장'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지난 14일 리틀빅픽쳐스의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개훔방'은 가출한 아빠를 뒤로하고 집 없이 엄마와 살던 소녀가 집을 구하기 위해 개를 훔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김혜자 강혜정 최민수 등이 출연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