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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은 풍란, 김무성은 카네이션, 문재인은 튤립' 이유가...


입력 2015.02.20 07:51 수정 2015.02.20 08:08        최용민 기자

<대선주자와 꽃 비유>김문수 쑥부쟁이, 박원순 장다리꽃

풍란은 뿌리 없고 카네이션 암수술 못찾고 튤립 못어울려

오는 2017년 12월 20일 실시되는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조금씩 다가오면서 여권은 물론 야권의 차기 주자들의 윤곽도 서서히 잡히고 있다. 현재 대권 주자로 떠오른 인물들은 서로 꽃처럼 자신의 매력을 내보이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에 대선 주자들을 각자 특징을 살려 꽃이 비유해 보고자 한다.

여권에서는 먼저 집권당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김무성 대표와 경기지사를 2번이나 지내면서 행정 능력을 인정받은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본인은 스스로 출마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로운 대권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에서는 먼저 지난 18대 대선에서 현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했던 문재인 의원이 가장 강력한 야권의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야권의 새로운 대권주자로 떠오른 사람은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재선되면서 확실히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지난 대선 열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전 대표가 대권주자로 남아 있다.

김무성, 화려하지만 수술과 암술 찾기 힘든 '카네이션'

현재 여권에서 확실하게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를 잡은 인물은 현재 당 대표를 지내고 있는 김무성 대표다. 김 대표는 현재 5선 의원으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아버지 김용주씨는 1960년 장면 정권에서 집권당인 민주당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지냈다는 점에서 대를 이어 정치인으로 성공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후원을 받아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졌고 상도동계의 대표적 인물로 손꼽힌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의 통큰 정치를 실현하고 있는 인물로 김 대표를 통해 여야가 대화하고 타협하고 조율하는 정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현재 김 대표의 정치 전략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증세 논란, 개헌 논란에서 보여준 김 대표의 모습으로 그 속마음을 알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신 있는 발언을 하는 듯 하면서도 비판이 나올 때는 바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의 진짜 속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면서 차기 대권주자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 지지층이 확고하지 못한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의 지지층을 포괄하기 위해 현 정부와 공동 보조를 맞추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인지 전략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김 대표는 꽃 중에서 ‘카네이션’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카네이션은 다른 꽃들과 달리 꽃잎이 많고 화려해 꽃 속에 있는 수술과 암술을 쉽게 찾기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 김 대표도 '통큰 정치인' '당 대표'라는 화려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 속마음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수술과 암술을 찾기 힘든 카네이션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김문수, 주변에서 흔하지만 생명력 강한 '쑥부쟁이'

또 다른 여권 대선 주자는 정치와 행정에서 두루 경험을 가지고 있는 김문수 전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끊임없이 대권을 향한 자신의 의지를 솔직하게 말해온 스타일로 오래전부터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한 인물이다.

특히 노동운동으로 시작해서 정치와 행정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고 개인 비리 등 잡음이 없는 편으로 여당이 위기에 몰렸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조커와 같은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야당의 지역세가 강했던 부천 소사에서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을 지낸 인물이다.

당시 부천은 서울의 영향을 받아 14대 총선과 대선, 6.27 지방선거에서 내리 야당이 승리했을 정도로 야당세가 굳건하고 호남과 충청출신 유권자가 각각 37%, 28%에 달해 김 전 위원장에게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승리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김 전 위원장은 생명력이 강한 쑥부쟁이로 비유될 수 있다. 특히 애국심이 투철해 보수진영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은 국민들이 차기 대권 주자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쑥부쟁이로 비유된다.

그러나 외연 확장성에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뚜렷한 대권 주자로서의 장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뚜렷한 장점이나 매력을 느낄 수 없다는 점에서도 쑥부쟁이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림 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카네이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풍란, 박원순 서울시장과 장다리꽃,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튤립,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벚꽃.ⓒ정병진

반기문, 뿌리가 아닌 바람으로 영양분 흡수하는 '풍란'

아울러 본인은 절대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여권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항상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반 총장이다. 반 총장의 임기는 2016년까지라 2017년에 치러지는 대선에 충분히 출마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도 차기 대권 주자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인물이다.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대통령’ 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반 총장도 자연스럽게 차기 대권 주자의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또 유엔에서의 반 총장의 행보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반 총장은 충청권 후보라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충청권은 항상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대통령을 직접 배출하지는 못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반 총장이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국내 정치적 기반이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대권 주자 이미지는 대부분 여론의 바람에 의해서 형성된 측면이 많다. 국민적 여론에 의해서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지만 정치적 기반이 없다는 점에서 자칫 반 총장의 대권 주자 이미지도 한순간의 바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특징을 감안할 때 반 총장은 풍란에 비유될 수 있다. 풍란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피는 꽃이 아니라 바위에 붙어살고 있는 꽃이다. 뿌리는 단순히 바위에 달라붙을 수 있도록 하는 접착제 역할밖에 못 한다. 이 때문에 풍란은 바람을 통해 영양분을 흡수하며 산다.

반 총장도 풍란과 비슷하게 대권 주자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가 정치적 기반이라는 뿌리가 아니라 여론이라는 바람에 의해 형성됐다는 점이다. 풍란이 뿌리가 아닌 바람을 통해 영양분을 흡수하듯 반 총장도 정치적 뿌리가 아닌 여론에 의해 대권 주자 이미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혼자는 아름답지만 다른 꽃과 어울림은 부족한 '튤립'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야권의 대선 주자 가운데 현재 가장 유력한 입지를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대통령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얼마전 치러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경선에서 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문 대표는 현재 국민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국정운영의 경험이 있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친노(친노무현)계의 좌장으로 불리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대권 주자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문제는 문 대표의 이런 강력한 친노 기반이 다른 분류의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만드는 최대 약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보인 것처럼 친노와 비노간의 계파 싸움은 극에 달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문 대표는 꽃 중에 튤립으로 비유할 수 있다. 튤립은 같은 튤립끼리 군락을 이루면 아주 아름다운 전경을 선사하지만 다른 꽃들과는 서로 어울리지 못해 꽃다발 등에 쉽게 사용되지 못하는 꽃이다. 튤립끼리는 서로 잘 어울리지만 다른 꽃들과는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 대표도 이와 같이 다른 친노 세력과 함께하며 군락을 이룰 때 빛나는 인물이다. 그러나 다른 비노 세력과는 쉽게 섞이지 못하면서 이러저러한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에서 튤립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문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는 등 화합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박원순, 무와 배추의 영양분을 받아 피는 ‘장다리꽃’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재 야권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문 대표와 어께를 겨루면서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다른 대선 주자와는 달리 서민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해 서울시장에 재선됐다. 평생을 인권운동가로 살아오면서 국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 이력이 없는 박 시장의 정치적 기반은 주로 인권운동과 서울시장을 지내면서 만들어진 서민들의 지지다. 서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영양분을 흡수했기 때문에 뚜렷한 정치 이력이 없어도 확고한 차기 대선 주자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박 시장은 특히 옆집 아저씨 이미지로 서글서글하고 서민적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은 무와 배추의 영양분을 흡수해 꽃을 피우는 ‘장다리꽃’에 비유할 수 있다. 무, 배추 등은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사람이나 짐승의 먹이가 되지만 씨를 받기 위해 별도로 ‘장다리’를 가꾼다. 이 때문에 장다리는 무, 배추 등의 꽃줄기를 말한다. 무와 배추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는 장다리꽃과 서민의 지지를 먹고 대선 주자의 이미지를 키우고 있는 박 시장의 이미지가 겹치는 이유다.

그러나 장다리무와 장다리배추는 꽃을 피우고 씨앗을 여물게 하는 데 모든 영양분을 소모하기 때문에 뿌리는 바람이 들고 잎사귀는 시든다. 꽃과 씨앗만 아름답게 남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 시장도 서민들의 지지를 영양분으로 받았지만 장다리무와 배추처럼 서민들의 삶은 나아진 것이 없이 혼자 화려하게 남을 수 있음을 경계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불거진 ‘황제공관’ 논란으로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 8일 은평뉴타운 공관을 떠나 종로구 가회동 새 공관에 입주했다. 가회동 공관은 대지 660㎡ 규모로 방 5개, 회의실 1개, 거실 1개, 마당을 갖췄다. 전세가는 실 매매가의 절반 이하 수준인 28억 원이다. 아울러 서울 시장으로 딱히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손 꼽힌다.

안철수, 한 순간에 피었다 한순간에 져버리는 '벚꽃'

지난 19대 대선 당시 정치권에 새바람을 몰고 왔던 인물이 바로 안철수 의원이다. 의사이면서 안철수연구소를 세우고 바이러스 무료백신을 만들어 IT업계에서는 존경받았다. 이를 통해 국민적 지지도가 높아지면서 정치권의 러브콜이 있었고 결국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2011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화려하게 정치에 입문했다.

이어 당시 박원순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이루며 박 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양보해 시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지율도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올라 결국 2012년 19대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후 당시 문재인 후보와 야권 단일화 요구가 나오면서 안 의원은 돌연 후보를 사퇴하는 이변을 만들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안 의원의 국민적 지지도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안 의원은 이듬해인 2013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야권 성향이 강한 서울 노원구병에 출마하면서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노원구병은 당시 노회찬 의원이 ‘삼성X파일’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유죄선고를 받아 내놓은 지역구로 야권에 유리한 지역이었다. 당시 안 의원이 안정적인 지역구를 골랐다는 비판이 높았다.

이후 안 의원은 2014년 3월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하면서 김한길 의원과 공동대표를 지내면서 당을 이끌었지만 같은 해 7월해 치러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일반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공천 파동을 일으키고 선거에서 패했고 공동대표 자리에도 물러났다. 이후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안 의원의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모든 게 3만년에 진행된 정치인 안철수의 모습이다.

이런 이유로 안 의원은 꽃 중에서 단연 ‘벚꽃’에 비유할 수 있다. 벚꽃은 꽃이 피면 아주 화려해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지만 꽃이 화려하게 펴 있는 기간은 길어야 3주 안팎이다. 벚꽃은 지고나면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고 길거리에는 어지럽게 널려 있는 꽃잎만 남게 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조용히 정치를 배워가며 정치인으로 모습을 다진다면 충분히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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