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들 울린 '가족끼리' 국민드라마로 '종영'
지난해 8월 첫방송 후 연이은 시청률 상승세
막장 없는 청정 드라마 호평 속 유종의 미
시한부 삶, 그리고 그렇게 떠난 부모를 향한 자식들의 뒤늦은 후회. 뉘우침. 반성. 어쩌면 가족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드라마들의 빤한 스토리 소재일 수 있다. 하지만 ‘살짝 비튼’ 코드의 ‘가족끼리 왜 이래’는 신선한 드라마로 평가 받았고 결국 유종의 미를 거뒀다.
새해 첫 국민드라마(시청률 43%)에 등극한 KBS2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가 막을 내렸다.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 순봉(유동근)은 결국 죽음을 맞았고 남은 가족은 그렇게 또 다른 인생을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자식들만 바라보고 살아온 아버지가 3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 받고 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드라마다. 물론 기존의 ‘시한부’ 드라마를 넘어 ‘불효 소송’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버무린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눈물만 존재한 것이 아닌 재미와 웃음, 그리고 가족애가 적재적소 잘 녹아 있었다.
마지막회 역시 강은경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엔딩이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 "그래 이런 게 인생이지" 아버지 순봉의 마지막 대사
지난 해 8월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자식 바보' 아버지의 등장으로 안방극장이 술렁거렸다. 선 굵은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유동근의 파격 변신도 그랬고, 기존의 드라마들이 ‘모성’에 집착한 반면, 오랜만에 등장한 부성애가 50대 리모콘 부대를 TV앞으로 모으게 했다.
53회를 돌이켜 보면 순봉의 모든 대사가 명대사였고 그 정도로 ’가족끼리 왜 이래‘ 속 아버지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바라는 아버지상이었다. 순봉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나 출연진 역시 살아 있는 캐릭터들로 작가의 필력이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했다.
부모의 희생에 반해 이기적인 자식들, 그런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불효 소송'을 제기하는 아버지. 가족이기에 당연하게 여겼던 고마움과 미안함을 53번의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통해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자아내며 그렇게 또 한 편의 휴먼 가족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지난 15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순봉이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자신의 7번째 소원으로 제안했던 '가족노래자랑'을 끝으로 지난 온 삶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그렇게 순봉은 떠났다.
이후 시간은 흘러 가족들은 각자 자신의 일상을 살아간다. 첫째 딸 강심(김현주)은 어느 새 엄마가 됐고 홍콩으로 발령 받아 태주(김상경)와 주말부부로 살아간다. 장남이자 둘째 아들 강재(윤박)과 효진(손담비)은 예비 부모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막내 달봉(박형식)은 아버지의 두부가게를 물려받아 대를 이으며 살아간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달봉이 서울(남지현)에게 프러포즈 하고 그런 모습을 흐믓하게 본 순봉은 "그래 이런 게 인생이지"라며 홀연히 사라진다.
아버지 순봉은 죽었지만 남은 가족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고 그렇게 또 인생은 흐른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불효 소송’이라는 약간의 조미료와 유동근, 김현주, 김상경, 양희경 등 배우들의 열연은 분명 빛을 발했다.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중심에 섰던 유동근은 자식바보 차순봉의 캐릭터를 십분 발휘했고 삼남매 김현주, 윤박, 박형식의 개과천선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덕분에 극의 몰입을 극대화 시켰고 지난 8월 첫방송 이후 6개월 내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는 시청률이라는 잣대에서도 당당히 면모를 과시했다. 첫 회 20%(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로 출발한 후 본격적인 탄력을 받은 후반부에는 30%대를 넘어 40%대까지 갈아치웠다.
출연진의 열연과 작가의 필력으로 버무러진 ‘가족끼리 왜 이래’는 막장 코드 하나 없이 40% 달성에 성공했다. 이는 분명 남다른 성과이고 드라마 역사에서 회자될 대목이다. 한동안 부진했던 ‘KBS=주말극‘ 타이틀을 다시금 회복한 효자 드라마로도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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