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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에 포스코 수사까지…폭발 직전 친이계


입력 2015.03.18 19:22 수정 2015.03.19 09:07        문대현 기자

이재오 "왜 지난 일 이제 수사하나" 검찰 맹비난

그러면서도 약화된 계파 세력에 조직적 대응 못해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최근 박근혜정부의 자원외교 등 ‘부패와의 전면전’은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MB 정부의 실세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현재 새누리당 내 친이계 의원들은 혹여나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애써 억누르고 있다.

‘친이계의 핵심’ 이재오 의원은 18일 이완구 국무총리의 ‘부정부패 발본색원’ 대국민담화를 전후해 검찰 수사가 전 정권을 조준하는 것에 대해 “5~6년 실컷 묵혀놨다가 정권이 끝나고 난 뒤 뒤집으면 수사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며 “그러니까 정치 검찰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부패가 생긴 그 시점에 척결하라고 있는 건데 그 때는 권력이 무서워서 덮어놨다가 끝나면 조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그럼 지금 현 정권에 있어서도 부패나 비리가 발견되더라도 묻어놨다가 나중에 또 조사하는 꼴이 아닌가”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어 “그러니까 국민이 부패 척결한다는 말을 안 믿는 것”이라며 “검찰도 눈치 보지 말고 비리가 생기면 그때그때 조사하고 처벌하고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이번 수사가 이명박정권을 겨냥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검찰이 권력 내부의 부패를 청산하지 않는 등 안으로부터의 부패는 눈을 감고 밖으로의 부패만 손을 대니까 ‘그 때만 모면하면 그만’이라는 풍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발언 강도를 높였다.

이와 관련 검찰은 포스코건설의 해외비자금이 포스코 고위관계자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잡고, 권력층에 전달됐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포스코 뿐만 아니라 검찰은 경남기업이 압수수색을 받았고 방위산업체의 비리도 적극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특히 이 총리가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한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도 “부패덩어리를 뿌리째 뽑아야 한다”며 힘을 싣고 있어 검찰의 수사가 전 정권을 겨냥한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패한 공직자들이 국민을 향해 부패청산을 외치는 것은 정권 유지를 위한 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담화는 이미 수사할 대상을 정해놓고 있다”며 이 총리의 담화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친이계 의원인 정병국 의원은 “누가 기획을 했는지, 정말 새머리 같은 기획”이라며 최근 검찰의 사정수사에 불편한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제가 있으면 조사를 해야 되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역대 정부가 수사를 할 때 해당 정권의 레임덕 현상을 반전시켜보겠다는 의도를 갖고 하는 경우에는 성공한 케이스가 하나도 없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표했다.

정 의원은 “문제가 있으면 수사하는 것은 맞지만 왜 그걸 담화를 하고 난 뒤 수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3년차에 접어들면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 했지만 다 실패했다.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분명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자원개발 과정에서 부정이 있으면 당연히 엄벌해야 하지만, 이는 조용히 수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하면 될 일”이라며 “지금이 80년대도 아니고 ‘부패와의 전쟁’ 담화까지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약화된 세력에 조직적 대응 곤란, 한 발 물러선 채 진행 여부에 촉각 곤두세워

이처럼 일부 의원들은 직접적으로 또는 우회적으로 검찰 수사를 ‘표적수사’로 규정하며 현 상황의 진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재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나선 현 정부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표적 수사라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이들은 대놓고 반격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이들은 불쾌함을 느끼면서도 직접적으로 대응하기보다 한 발 물러선 채로 이 총리가 이 같은 발언을 한 의도와 배경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과거 18대 국회 때와 달리 크게 약화된 친이계의 세력 또한 이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할 수 없도록 하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데일리안’은 지난 17일 한 친이계 의원들의 최측근들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들은 마치 입을 맞춘 듯 동시에 ‘그에 대해서 특별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라며 말을 아끼려는 모습이었다.

한 친이계 쪽 관계자는 “요즘 (해당 의원의) 외부 일정이 많기 때문에 관련된 이야기를 주고 받지 않았다”라고 답을 회피했다. 그는 친이계 의원들이 집단 움직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일절 언급된 바 없다”며 경계했다.

또 다른 친이계 측근은 “최근 주요 정치 현안에 집중하느라 그 부분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라며 극도로 말을 아끼려 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새누리당 전·현직 친이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당초 19일 저녁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16일 밤 회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모임 연기를 통보했다.

이들의 모임은 이 총리가 ‘부패척결’ 담화에서 이명박정부 당시의 자원외교를 언급하면서 신구정권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와중에 결정돼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들은 지나친 정치적 해석에 따른 오해 발생의 우려에 급하게 모임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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