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좋은 관치냐, 나쁜 관치냐'
다음주 회추위 가동…청와대 수석 출신 등 '외부인사 유력'
“좋은 관치가 있고, 나쁜 관치가 있다.”
농협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했지만, 후보군을 압축하는데 고민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의 핵심은 ‘관치논란’의 잡음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다. 그동안 농협금융 수장 자리는 경제관료 출신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금융권에선 농협금융 인사에 권력의 힘이 작용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오히려 이번 인선을 두고 ‘좋은 관치냐, 나쁜 관치냐’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농협금융의 특성상 권력에서 회장을 선임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협은 외부(낙하산 인사가)가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농협금융 "관료 출신 오려면 제대로 된 분이"
이런 가운데 농협금융 안팎에선 유력한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좋은 관치가 있고, 나쁜 관치가 있다”는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관료 출신이 금융권에 진출해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색안경 끼고 볼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임 전 회장 역시 선임 과정에서 관치논란에 시달렸지만, 경영 성과와 리더십 등 업무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농협금융 내에서도 “기왕 외부 관료 출신이 오려면 제대로 된 인사가 왔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우려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최근 민간 금융회사 출신 인사나 내부 인물을 CEO로 기용하는 금융권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관치든 나쁜 관치든’ 낙하산 인사를 정당화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회장 후보로는 조원동-김대기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주하 농협은행장,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농협금융은 지난 2013년에도 ‘관치금융’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가 나서서 인선 절차를 중단시키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한편 농협금융 회추위는 외부 인력전문기관과 내부 추천 등을 통해 취합된 회장 후보중 1명을 최종 후보로 추천하고,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회장을 결정한다.
회추위는 농협중앙회장이 임명하는 1명,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2명, 이사회가 추천하는 외부전문가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회추위는 농협중앙회장이 추천한 1명, 사외이사 2명, 이사회 추천 외부 전문가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이들 중 4명이 찬성해야 회장으로 내정된다. 농협금융은 외부 헤드헌팅업체 추천 등을 통해 후보군을 만들고, 압축해 면접을 거친 후 최종 후보자를 뽑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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