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젊은 감독만이 대세?
39세 조동현 코치, KT 감독 깜짝 선임
절반 이상이 70년대생 ‘프로농구 1세대’
프로농구판에서 지도자들의 세대교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프로농구 부산 KT는 7일 신임감독으로 울산 모비스 조동현 코치(39)의 선임을 발표했다. 조동현 신임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현역 프로농구 최연소 사령탑이 됐다.
이로써 다음 시즌 프로농구는 절반 이상이 70년대 생의 젊은 감독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71년생인 서울 SK 문경은 감독이 최근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었고, 올해 감독 데뷔 첫 시즌을 마친 원주 동부 김영만,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은 72년생 동갑내기다.
전주 KCC도 74년생인 추승균 감독대행이 조만간 정식 감독에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안양 KGC 인삼공사를 이끈 이동남 감독대행은 75년생이다. 이들 모두 소위 '농구대잔치 세대'로서 프로농구계의 40대 지도자 열풍을 이끌고 있다.
국내 농구는 타 종목과 비교해도 감독들의 연령대가 상당히 젊은 편이다.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령 사령탑은 61년생인 창원 LG 김진 감독이었고, 그 뒤를 모비스 유재학, KT 전창진,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등 63년생 동갑내기 감독들이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전창진 감독과 KCC 허재 감독 등 60년대 생 감독 2명이 성적부진으로 물러나게 되면서 젊은 지도자들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지금은 어느덧 KBL 맏형이 된 감독들도 데뷔 시절에는 모두 40대 초반의 패기만만한 소장파들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인천 대우 감독대행에 올랐다. 김진, 전창진, 허재, 유도훈 감독 등 대부분의 사령탑들이 만으로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나이에 감독 데뷔무대를 치렀다.
프로농구 구단들이 선호하는 젊은 감독들의 장점은 역시 소통과 합리성이다. 지금의 40대 감독들은 대부분 현역 시절 프로 1세대 멤버 들이다. 현재 프로농구 고참급 선수들은 현역 시절 한솥밥을 먹으며 호형호제하던 경우가 많다. 그만큼 선수들의 심리나 컨디션에 대해 해박하고 최근 프로농구 트렌드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
농구계에 현재 유능한 감독 인재풀이 그리 넓지 않다는 한계도 각 구단들이 차라리 검증되지 않아도 참신한 젊은 감독들을 선호하는 이유다. 프로농구 초창기에 활약했던 지도자들은 이미 현장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최근 서울 삼성 김동광, 원주 동부 이충희 등 현장을 떠났다가 오랜만에 복귀했던 50~60대 베테랑 감독들의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최근 KT 감독 물망에 올랐던 신선우 WKBL 총재 권한대행이나, 안준호 전 감독의 복귀도 불발로 끝났다.
각 구단들은 소속팀에서 선수생활을 보낸 연결고리가 있거나 프로 구단의 코치로서 경험을 쌓은 인물들을 더 선호하고 있다.
SK 문경은 감독, 동부 김영만 감독 등은 소속팀에서 코치 시절부터 이미 오랫동안 지도자 수업을 받으며 팀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부진에 빠져있던 팀을 리그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며 젊은 지도자 열풍을 이끌었다.
하지만 젊은 감독이라고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았다.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스타출신으로 꼽히는 이상민 감독은 2년간의 코치수업을 거쳐 올 시즌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첫해부터 꼴찌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KGC 이동남 감독대행도 호화 멤버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추승균 감독대행은 성적부진으로 사퇴한 허재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한 9경기에서 고작 1승에 그쳤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 감독들이 시행착오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구단이 얼마나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주느냐가 관건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