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만난 슈뢰더 "큰 정치인은 리스크 감내해야"
<제주포럼 2015> 참석, 한반도 통일 위해 '내적 통합' 강조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20일 원희룡 제주지사를 향해 “큰 정치인은 국가적 중요사안을 위해 자리를 잃어버릴 각오로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반도 통일 준비 작업과 관련해 원 지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제10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2015’에 참석해 원 지사와 회동하고, 독일 통일 및 사회·경제에 비춰 한국사회의 통합과 개혁 방안을 모색하는 대담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 방안으로 내적 통합과 내적 개혁을 가장 먼저 꼽은 뒤, “한국에서는 내적 개혁이 중요한데, 이런 개혁을 하는 사람들은 재선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내 경험”이라며 “정치적 리더십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한다는 것이다. 어떤 정치인이 자기 직책을 자발적으로 내던지려 하겠나. 재선에 성공하려고 항상 싸우는 게 정치”라고 지적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특히 “전략적 아젠다를 내놓았을 때, 이게 아주 큰 도전이란 것을 우리도 알고 있었지만, 국가를 위한 것임을 알기에 실천한 것”이라며 “도지사께서 아마도 나중에 큰 인물이 될 것이고, 그렇다면 리스크를 항상 감당해야한다는 것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기억하시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가 “동의한다. 다만, 다음 집권이 어려워질 수 있는 선택을 할 때, 지지세력과 정당도 리더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주느냐는 참 어려운 문제”라며 전 총리의 경험을 되묻자, 그는 “아주 좋은 질문이다. 왕도는 없다”면서도 “자주쓰면 안되겠지만, 독일에서는 자기 원내교섭단체나 정당에 ‘나와 함께 하지 않으면 내가 이 직업을 그만두겠다’고 말할 권한이 있다”고 소개했다.
연립정부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원 지사는 독일 사회민주당과 기독민주당의 연정과 관련, “서로 방향이 달라도 나라를 위해 공통으로 가는 부분이 얼마나 있느냐”고 물었고, 슈뢰더 전 총리는 “무엇보다 독일인들이 현 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연정을 좋아한다. ‘집사람과도 매일 싸우는데, 정치라도 제발 싸우지말라’는 마음에서다”라고 말해 양 측 모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양 측의 대담은 당초 15분으로 예정됐지만, 두 사람의 대화가 길어지면서 20분 넘게 진행됐고 오후 7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대담 후 원 지사는 제주도의 자연풍경이 담긴 화보집과 특산품인 녹차를 건넸다.
한편 이날 행사는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공연을 시작으로 ‘비전통 안보협력을 통한 동아시아의 번영’ 이라는 주제를 비롯해 기술 혁신, 기후변화, 동아시아 국가 간 신뢰구축 문제, 한·중·일 소통장벽 극복 방안, 글로벌 경제협력을 위한 기업의 역할 등 총 13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원 지사는 ‘제주포럼의 선구자들 : 회고와 전망’ 세션의 사회자로 나섰으며 공로명 전 외무부장관, 돈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스펜서 김 CBOL회장,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제주포럼의 발족 과정 및 의미를 재조명했다.
원 지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 측에 이번 평화포럼에 참석하라는 것을 포함해 7월~8월에 백두산과 한라산 생태공동연구 조사, 삼지연 공항을 통한 백두산 연계 관광 등 5가지를 제안했었다”며 “북의 포럼 참석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제주도는 북에 계절마다 제안할 것이 아주 많다. 남북관계 해빙을 위해 우리는 될 때까지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포럼행사에 앞서 원 지사는 오전부터 제주도를 찾은 외빈들과의 만남에서 제주평화포럼 개최 배경과 제주의 가치를 일일이 알리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입웨이키앗 주한 싱가포르, 조 클라크 전 캐나다 총리 부부, 클레어펀리 주한 뉴질랜드대사, 리샤오린 중국인민대외 우호협회 회장,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존 하워드 전 총리 등과의 면담이 빼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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