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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의 느닷없는 '반기문 대망론' 왜?


입력 2015.05.28 11:35 수정 2015.05.28 11:43        최용민 기자

개성공단 방문 추진 우회적 비판?

유엔 사무총장 임무 충실할 것 주문했다는 평가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 19일 오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미국의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한국 대통령 선거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을 들고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반 총장 본인은 계속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첫 화면에 '반기문 대통령? 유엔 사무총장, 아시아 회귀에 중점'이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고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불을 지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한국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없다지만,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부제를 달고 반 총장의 대권 가능성을 분석했다.

포린폴리시는 칼럼에서 "내년 말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은 대통령에 대한 욕망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지난주 서울에 갔을 때 그는 잠재적 대통령으로 대우를 받았다"고 썼다.

아울러 한국 내에서 반 총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반 총장이 "나는 정치적 포부가 없으니 제발 좀 그런 질문은 하지 마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추측이나 여론조사에 넣는 것도 말아달라"고 밝혔다고 적었다.

포린폴리시는 특히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를 인용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13.5%의 지지율밖에 못 얻었는데, 반 총장은 39.7%를 기록해 다른 모든 대선주자를 압도하는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한편 포린폴리시는 이같이 '반기문 대망론'에 집중한 이유를 최근 반 총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국이기는 하지만 한 국가를 닷새 동안 방문한 것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개성공단 방문을 마지막 일정으로 잡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발표하고,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한·미와의 갈등이 최고조인 시점에 방문하려고 한 점에 초점을 뒀다. 남북 갈등을 중재·해소하는 역할을 이번에 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포린폴리시가 왜 이 시점에서 반 총장의 '대망론'에 주목하면서 칼럼을 게재했는지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포린폴리시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논의가 일어난 이유를 반 총장의 한국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한 것에 대해서도 대권 도전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미를 부여한 듯 하다.

특히 반 총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한다는 내용이 나왔을 당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는 점에서 포린폴리시가 이런 점을 지적하기 위해 칼럼을 게재한 것이 아닌가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반 총장이 개성공단 방문을 통해 남북 갈등을 중재·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대권에 도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한 것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이 임기 말까지는 한국 정치에 관심을 두지 말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포린폴리시에 실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다.

빅터 차 한국 석좌는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말 그대로 혈투가 벌어지는 한국 정치에서 반 총장이 이를 통합하는 인물이 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른바 '시궁창' 정치에 반 총장이 뛰어들어 세계적 지도자라는 명성을 위태롭게 만들겠느냐"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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