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의 역발상' 인터넷 방송이 지상파를 점령하다
<김헌식의 문화 꼬기>비전문적 1인 미디어의 가능성 가늠자
최근 마리텔이라 불리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방송을 적극 포함한 것이라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마리텔은 MBC TV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줄임말이다. 화제를 모은 이유는 독특한 형식과 내용 때문으로 그 이름에 텔레비전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마이 인터넷 방송'이다. 형식은 인터넷 방송과 텔레비전의 결합이이다.
진행하는 방식을 보면 김구라, 홍진영, 김영철, 초아, 백종원, 강균성 등 출연자들은 각자 인터넷 방송을 통해 청취자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이 반응에서 서로 경쟁을 벌인다. 마치 인터넷에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과 닮았다. 서로 꼴찌를 하지 않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며 분투한다. 다른 방송에서 출연자가 아무리 대세라고 해도 이 프로그램에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마치 현실에서는 평범한 생활인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스타가 될 수 있는 것과 같다.
마리텔은 인터넷 방송국 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인터넷 방송 포털 플랫폼’, 즉 마치 아프리카 TV처럼 인터넷 방송국을 모아둔 듯싶다. 그 안에서 이용자들은 여전히 각각 자신의 취향에 맞는 진행자와 방송 아이템을 따른다. 다만, 하나의 프로그램이 몇 개의 방송을 모아놓고 시청자들이 편하게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인터넷 방송이 결국 1인 미디어라는 점이다. 1인 미디어는 콘텐츠를 혼자 기획-제작-유통 시키는 것을 말한다. 1인 미디어는 본래 트위터와 블로그나 페북과 같은 SNS를 포함한다. 다만, 그것의 쌍방향성과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생각해보면, 인터넷 방송국이 크게 부각된다. 내가 텔레비전에 나왔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제작해 프로그램도 인기가 있고 자신도 스타가 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제작과 경영, 출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인터넷 1인 미디어의 특장점이다.
인터넷 방송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웹캠을 통한 동영상 방송과 다른 하나는 청취가 중심인 팟 캐스트 방식이다. 웹캠은 시각적인 볼거리를 전하는 측면이 중요할 수 있다. 팟 캐스트는 시각적인 면보다는 소재나 입담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을 한다. 앞서 살핀 마리텔이 제작되고 화제가 되는 것은 그만큼 방송중심의 1인 미디어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다. 그 종류를 보면 게임중계방송부터 '먹방'(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요방'(요리방송), '음방'(음악방송), '공방'(공부방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이들의 직업인 전문적인 방송인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1인 미디어의 특징은 단지 지상파나 케이블, 종편 방송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미디어에서 다룰 수 없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다양화된 기호와 취향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다른 방송 매체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화되고 개성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마니아틱 한 요소가 많을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
이들의 활동은 무엇보다 단지 취미 활동을 뛰어넘는다. 이런 점 때문에 엘도라도를 꿈꾸는 이들이 몰려드는 요인이다. 즉, 셀레브리티의 탄생 공간이기 때문이다. 양띵·대도서관·BJ효근·김이브님·PD대정령·망치부인 등은 인기 BJ이라 불린다. 게임방송으로 인기를 얻은 BJ '양띵'은 초등학생들의 대통령, 이른바 '초통령'이라고 불리는데, 양띵의 유튜브 구독자는 100만 명이 넘는다. 역시 게임방송을 하는 BJ '대도서관'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70만 명 이상을 훌쩍 뛰어 넘는다. 음악연주자 정성하는 이미 300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는 것은 처음에는 어렵지만, 한 번 선순환을 타면 순식간에 불어난다.
이런 1인 미디어들이 집단적으로 활동하는 곳을 1인 미디어 플랫폼이라 부른다. 이런 플랫폼에 있을수록 1인 창조자는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표적인 곳은 아프리카TV이다. 양띵·대도서관·김이브 등이 아프리카 TV 출신인데, 아프리카TV의 하루 최고 순방문자 수는 350만 명 이상을 훌쩍 넘긴다. 동시 시청자수는 평균 15만 명, 최고일 때는 46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판도라TV에서도 많은 1인 미디어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단지 취미생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수익 면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예컨대, 아프리카TV의 별 풍선은 BJ의 주요 수익원이다. 별 풍선 자체가 수익이 될 수는 없고 그것을 환전해야 실제 수익이 난다. 예컨대, 1개당 100원인 '별풍선'을 이용자들이 구매해서 BJ에게 선물로 보내도록 한다. BJ는 별풍선 중 일부는 수수료로 주고 남은 금액을 환전해서 갖게 된다. 한두 사람이 보내는 별풍선의 금액은 당연히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용자가 수백만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인기 BJ의 수입은 수 천 만원에서 수억 원에 이른다. 따라서 혼자 즐기기 위해 인터넷 방송을 한다는 개념을 벗어난다.
갈수록 이런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을 의식하여 각종 지원 시스템이 등장하기도 했다.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조자들을 위한 지원 시스템인데 그 대표적인 것이 MCN(Multi-Channel Networks) 사업'이다. 이는 1인 미디어 창조자를 다양한 플랫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광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유튜브를 비롯해 중국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쿠', 프랑스 1위 동영상 공유사이트 '데일리모션' 등과 제휴를 한다. 이를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CJ E&M다. CJ E&M더 나아가 현재의 광고 수익을 1인 창작자와 나누는 것을 넘어 1인 창작자와 법인도 세워 수익 다변화를 추구하려 한다.
예컨대, 유튜브에서 월 2천만~3천만 원 수익을 얻는 '대도서관'과 'DH미디어'(가칭)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법인의 대주주는 대도서관이고, CJ E&M이 여기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런 계획들이 성공하는 것은 일단 많은 유저들이 상존해야 한다. 또한 개개인들이 갖고 있던 정체성과 콘텐츠 철학을 계속 유지 확장해야 한다. 자칫 경영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개입이 일을 그르칠수 있음은 물론이다.
단지 취미생활이나 동호회 개념으로 생각했던 1인 미디어는 갈수록 큰 경제적 효과를 보이는 미디어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갈수록 산업화되어 가고 있고 이는 미디어 대그룹이 투자하는 행태로 증명되고 있다. 그러나 초심은 잃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필요하지만, 주류 미디어에서 소외되었던 내용을 우선하는 것이 본질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매력을 잃고, 사람들에게서 외면 받을 것이다. 본질에 대한 진정성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냈던 1인 미디어의 사회적 기능을 항상 견지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개인들의 인기는 물론 경제적 수익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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