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초기 '자신만만' 정부, 말바뀌더니 지금은...
"메르스 초기 전염성 낮다, 적극 대응 중"이라더니 "메르스 전파력 판단 미스"
중동호흡기 질환인 ‘메르스’ 첫 번째 감염자가 발생한 뒤, 정부는 “전염성이 낮고 정부가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자신하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일축시켰지만, 메르스 감염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정부 대응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환자와 관계된 사람들을 격리대상에 포함시켜 상당히 강력하고 광범위한 자리를 잡았다”고 자평한 정부가 사망자 발생에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자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양새다.
메르스 확산 초기인 지난달 21일 양병국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의) 전염력은 대단히 낮다. 국민들께서 걱정하실까봐 말씀드리지만 두 번째 환자의 경우 미열이 있는 정도 외에는 전혀 증상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격리병원, 의료원에서는 열과 성을 다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완벽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그는 “우리는 격리 대상에 대해 강력한 범위를 설정했다”면서 “(격리대상 64명 중) 환자를 직접 보거나 그런 것이 아니고 엑스레이를 찍은 기사라든지 환자에게 밥을 급식한 급식요원까지 이런 분들을 다 포함시켰다”면서 “적극적으로 조치를 하는 것이 추후를 위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환자하고 업무상 마주친 사람들은 격리대상에 포함시켜서 이 부분은 상당히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자리 잡았다고 보면 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했던 정부는 메르스 첫번째 확진 환자와 접촉 없이 감염된 환자가 나타나자 "의외"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양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을 통해 “거리상으로 1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고 각각의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어서 우리로서는 상당히 의외적이라고 생각을 한다”면서 “각종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동선 같은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고 해서 세부적인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당초 “전염성이 낮다”고 평가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첫 번째 감염자가) 감염관리시스템 내에 들어와 있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는 대단히 유감스럽고 아쉽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에 대해 나오고 있는데 해당 바이러스는 변이(사례)가 드물다”고 말했다.
3차 감염자 발생 전, 3차감염자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미묘하게 변화해 왔다. 1차→2차→3차 등 바이러스가 많은 감염경로를 거칠수록 감염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3차 감염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점차 3차 감염 가능성을 제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 브리핑에서 양 본부장은 “1차, 2차, 3차로 가면서 감염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고, 이날 보건복지부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오명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도 “WHO가 내놓은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모든 상황에서 2차 감염은 가능하지만 3차 감염은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메르스 확진자와 격리대상이 늘어나자 보건복지부는 29일 브리핑을 통해 3차감염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3차 감염 가능성은 발생할 수 있지만 지역사회에 전파된 일은 없었다”면서 “2차에서 끊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단호한 목표이고 전사적 차원에서 달려들어 (3차감염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31일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브리핑에 나서면서 “메르스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최초 환자에 대한 접촉자 그룹의 일부 누락 등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안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실한 당국의 방역체계를 시인했다.
이 같은 당국의 부실한 방역체계와 관련,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당국도 인정한 것처럼 초기 대응 소홀에 아쉬운 점이 있다.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 여부 등 판단이 빨리 서야 좀 더 확실한 실질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20일 첫 번째 메르스 환자를 확인 후 약 2주 만인 3일 기준,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는 30명, 격리환자는 1364명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그동안 우려됐던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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