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집중 안하고 분산만...대책없이 늘어나는 메르스대책조직들


입력 2015.06.10 08:51 수정 2015.06.10 08:54        최용민 기자

2년전 메르스대응반 만들고 지난달 훈련했는데도

중앙대책본부→민관합동본부→범정부지원본부→...

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서울메트로지축차량기지에서 방역 관계자가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 예방 대책의 하나로 살균소독 및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확산 대응과 관련해 대책본부와 대응반 등 관련 기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통합된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컨트롤타워 부재로 발생한 문제들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정부가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관련 조직 및 태스크포스를 만들다보니 컨트롤타워를 해야할 조직의 힘이 오히려 분산되고 혼란만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작 컨트롤타워는 만들지 못하면서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책 기관만 우후죽순...정작 컨트롤타워는 어디서?

9일 현재 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가동 중인 메르스 관련 기구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 메르스관리대책본부', 문 장관이 팀장을 맡고 있는 '민관합동대응 태스크포스(TF)', 여기에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이끄는 '범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 등이 있다.

아울러 청와대 내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을 반장으로 하는 ‘메르스 긴급 대책반’과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 산하 ‘메르스 대책반’도 새롭게 등장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8일 범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 상황실을 방문해 지시한 '메르스 관련 즉각대응팀(TF)'도 새롭게 구성됐다.

이처럼 이름도 비슷한 기구들이 연일 생겨나면서 각각의 역할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컨트롤타워 역할이 부재하면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고 이 혼란한 시간을 틈타 메르스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 8일 박 대통령이 메르스 대응을 위해 대책본부를 방문한다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직후 기자실에서는 잠시 혼란이 있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이 정확히 어떤 곳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길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최고책임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민 대변인은 지난 8일 오전 최경환 총리대행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지만 현정택 정책 조정수석은 같은 날 박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분야별로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 각자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아울러 정확하게 이런 역할이 다른 기구를 어떤 곳에서 지휘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게 곧 컨트롤타워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이러한 비판이 1년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데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재난에 대한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없어 희생자들을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비판이 인 바 있다. 1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우리 정부가 여전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해양경찰까지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새롭게 구성했다. 그러나 국민안전처는 이번 사태가 발생하면서 아직까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사스 신종플루)이 발생했을 당시 컨트롤타워는 분명히 국무총리실이었다. 그러나 현재 국무총리가 부재한 상황이다. 최경환 총리대행이 있기는 하지만 최 총리대행은 메르스가 크게 논란이 됐던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국내에 없었다. 국무총리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컨트롤타워 명확히 설정해야 "대응반 2년전에 생겼는데 못 막아"

이 때문에 야당은 물론 집권 여당내에서도 정부가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관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컨트롤타워가 어디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열린 당 원내책회의에서 정부에 메르스 컨트롤타워를 명확하게 설정할 것을 촉구했다. 유 원내대표는 "정부가 메르스 컨트롤타워를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만시지탄이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더더욱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추진 체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현재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고 더욱이 지난 2013년 메르스 관련 대응팀이 꾸려졌음에도 이번 사태를 맞이했다는 것에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양오 중앙대 겸임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사실 메르스 대응반이 생긴 것은 2013년"이라며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공사 현장에서 한국인 배공관이 메르스로 추정되는 병으로 현장에서 죽는 사건으로 대응반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특히 "지난달에 메르스 관련해서 훈련이 있었고 한번 점검을 했었는데도 못 막은 것"이라며 "당시 5개 시도 이상에 39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할 경우 심각 단계까지 올려서 가자고 해놓고 훈련하고 그랬는데 못 막아서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항상 이런 공중질병이 생기면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과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보건 비상사태에서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서 대통령이 범정부 메르스 대책본부니 즉각 대응tf팀이니 그냥 막 만들고 있다. 대통령도 얼마나 다급했으면 그랬나 싶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 이 관계자는 "국민안전처 만들때부터 야당에서 대통령실 위기관리실에 두어야 된다는 말이 많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동안 시스템에 의해서 운영되기 보다 사람에 의해서 운영되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들은 바꿔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해야되지 않나는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최용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