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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1? 베우둠, 산토스 리벤지 가능할까


입력 2015.06.20 10:22 수정 2015.06.20 10:2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UFC]벨라스케즈 꺾고 새로운 헤비급 챔피언 등극

산토스와 리벤지매치설..강점 빰클린치 구사 어려워

산토스는 베우둠의 최고 무기 중 하나인 무에타이식 빰 클린치가 통하기 어려운 상대다. SPOTV 방송회면 캡처

헤비급 최강 주짓떼로 파브리시오 베우둠(38·브라질)은 요즘 세계 격투기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콘이다.

베우둠은 지난 14일(한국시각) 멕시코 멕시코시티 아레나서 열린 UFC 188 'Velasquez vs. Werdum'에서 자신의 격투인생 최고 업적을 이뤘다. 잠정 챔피언 신분으로 현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3·미국)와 맞붙은 통합타이틀 매치에서 완승, UFC 헤비급 최정상에 등극했다.

현존 MMA단체 중 UFC가 가장 큰 무대라는 점에서 세계최강이라고 평가해도 무리가 아니다. 팬들에게는 여전히 어색할 수 있겠지만 ‘70억분의 1’이라는 타이틀도 베우둠에게 넘어간 상태다.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를 잇는 헤비급 절대자 벨라스케즈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터라 현재의 베우둠 기세는 거칠 것이 없다. 예전에는 극강의 주짓떼로 이미지만 짙었지만 벨라스케즈 이상 가는 스탠딩 화력을 과시하고 있는 현재는 완전체 파이터로 거듭났다.

물론 벨라스케즈를 꺾기는 했지만 아직은 '포스' 면에서 대항마 없는 절대강자로는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수많은 헤비급 선수들이 '베우둠과 붙고 싶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벨라스케즈나 산토스가 챔피언벨트를 차고 있을 때보다 더욱 희망적으로(?) 느끼는 분위기다.

한창 상승세의 스티페 미오치치(33·미국)는 차치하고 한차례 처참하게 당한 바 있는 로이 넬슨(39·미국)까지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벨라스케즈, 산토스 등과 달리 과거 기량이 완숙의 경지에 이르기 전 일부 강자들에게 패한 전적이 아직도 그를 만만하게(?) 보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베우둠은 2011년 이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전에 있던 강자들과의 5패 역시 딱 한차례만 넉아웃 패배가 있을 뿐, 나머지 4경기는 모두 판정승부였다. 이전부터 특유의 회피능력과 수준급 동체시력-체력을 바탕으로 한 끈질김은 인정받았고, 최근 들어 스탠딩 화력이 부쩍 붙으면서 올라운드 파이터로 거듭났다는 분석이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뜨겁게 거론되고 있는 파이터가 '시가노(Cigano)'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1·헤비급)다. 부상이 있긴 하지만 베우둠과 언젠가는 붙을 상대다. 일본 만화 ‘드래곤볼’ 인기 캐릭터를 빼닮아 국내 팬들 사이에서 ‘피콜로 대마왕’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그는 베우둠에게 유일한 TKO패를 안긴 인물이다.

스토리 라인도 확실하다. 산토스는 UFC 90 당시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는데 그 경기에서 1라운드 초반 카운터펀치를 적중시키며 베우둠을 넉아웃 시켰다. 스타성은 떨어지지만 무척 까다로운 스타일이었던 베우둠을 골칫덩어리로 느끼고 있던 UFC 주최 측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그를 내보냈다. 산토스에게는 파이터 인생의 도약이 된 경기였지만 베우둠 입장에서는 악몽이 됐던 순간으로 회자되고 있다.

산토스 입장에서는 베우둠과의 한판승부를 간절히 바랄 수 있다. 벨라스케즈와의 2·3차전에서 완패를 경험한 산토스는 그가 챔피언으로 있는 동안 리벤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혹평까지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챔피언이 바뀌었다는 것은 정상 재등극을 위한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상대성에서도 벨라스케즈보다는 베우둠이 낫다. 산토스는 전형적인 디펜스형 타격가다.

놀라운 완력으로 상대의 클린치 시도나 테이크다운을 뿌리친 후 강력한 펀치를 꽂아 끝내는 스타일이다. 워낙 힘이 강해 웬만한 선수를 상대로는 그라운드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지만, 테이크다운에 능한 벨라스케즈 앞에서는 이런 패턴이 깨졌다. 벨라스케즈의 압박형 그래플링을 의식한 산토스는 두 차례 경기에서 제대로 된 타격을 하지 못하고 졌다.

반면 베우둠은 일단 테이크다운에서는 벨라스케즈보다 덜 위협적이라 산토스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벨라스케즈는 태클을 비롯해 빠른 스텝으로 산토스의 경쾌한 발놀림을 묶었다. 반면 베우둠은 활발하게 스텝을 밟는 스타일이 산토스 특유의 거리싸움을 깰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산토스는 베우둠의 최고 무기 중 하나인 무에타이식 빰 클린치가 통하기 어려운 상대다. 벨라스케즈 같은 경우 더티복싱을 써야하기에 베우둠과 접근전을 많이 펼쳤고, 그 상황에서 서로 몸통과 목을 잡는 경우가 자주 나왔다. 더욱이 신장에서 베우둠이 많이 앞서 빰 클린치에도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하지만 산토스가 베우둠과 맞붙는다면 접근전 자체를 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신체조건도 대등해 빰 클린치를 제대로 구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리하게 빰 클린치를 시도하려하다가는 산토스 특유의 오버핸드 라이트나 어퍼컷이 작렬할 수도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베우둠이 누구와 상대할 것인지 알 수 없다. 산토스가 여전히 ‘최강의 2인자’ 이미지를 띠고 있지만 해당 라인에 벨라스케즈가 합류하게 됐고 미오치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상황에 따라서는 인기가 높은 안드레이 알롭스키(36·벨라루스)가 복병으로 치고 나올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베우둠의 챔피언 등극으로 UFC 헤비급 라인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는 사실이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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