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난동' 141번 환자, 신상털기 자제하는 네티즌
'모 기업 다닌다더라' 소문에 "유언비어가 불안 더 가중시켜" 스스로 차단
최근 메르스 검사 도중 병원을 탈출한 141번 환자(42)가 앞서 같은달 5일 제주도 여행을 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 불안이 가중됐지만, 온라인에서 과거와 같은 ‘신상털기식’ 정보 유통 양상은 거의 자취를 감추는 등 네티즌들의 성숙한 자세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2일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여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검사를 받던 A씨(남. 42)는 마스크를 집어 던지며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고 난동을 부렸다. 특히 A씨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선별진료실에 격리됐으나, 채 2시간이 지나지 않아 걸쇠를 부수고 탈출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A씨가 난동을 부린 탓에 A씨 근처에 있던 의사 3명도 모두 격리됐다. 이날 오후 9시경 1차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오자, 병원 측은 곧바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양성 반응이니 다시 병원으로 와달라”고 부탁했지만 A씨가 거절했다. 이튿날 A씨는 보건소 측의 진료 요구를 거부한 채, 자진해서 삼성동 서울의료원으로 이동했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지 5일이 지난 후에야 A씨가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다녀간 사실이 밝혀지면서, 각종 SNS와 온라인 게시판에는 A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특히 A씨가 서울 도곡동 소재 고급 주택에 거주하며, 국내 굴지의 기업에 근무한다는 설이 퍼졌고,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기업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아울러 경찰이 지난 16일 A씨가 탔던 택시의 운전기사 B씨를 찾아 신상정보를 보건당국에 제공한 것이 알려졌고, 곧바로 B씨의 신상정보와 해당 택시 회사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이들의 구체적인 신상과 관련한 각종 유언비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A씨가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며 병원을 탈출하는 등 이기적인 태도를 보인 데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하거나, 당국의 늑장 대응과 관리 소홀을 지적하면서도, A씨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거나 추측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일부 네티즌이 ‘중국 SNS에 A씨의 신상이 공개됐다’며 중국 검색 포털인 바이두의 특정 화면을 캡처해 게재했지만, 해당 포털에 나온 내용은 정부가 공식 발표한 A씨의 거주지역부터 일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해당 게시물에는 “괴담을 유포하면 국민 불안만 더 커진다”, “당국이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해야한다”는 등의 댓글이 달리는 정도에 그쳤다.
네티즌 간 주된 공유 정보 역시 대부분 A씨의 동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도 언론을 통해 A씨의 확진 당시 이틀간의 동선을 공개했고, 제주도 측은 도청 홈페이지에 A씨가 제주도에서 거쳐간 지역과 특정 장소 등을 상세히 알리는 한편, ‘해피 제주도’라는 트위터 계정으로 “밀접접촉자에 대한 추가 격리, 방역 조치 등 필요한 행정조치를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청 관계자는 “전남에서 메르스 확진자 개인 정보를 사진 찍어 SNS에 유포한 시청 공무원이 입건되는 일도 있던 만큼, 서울시에서도 환자에 대한 정보는 아주 철저하게 비밀로 하고 있다. 우리도 141번 환자 정보는 받지 못했다”며 “국내 모 기업에 다닌다는 소문은 전해 들었지만, 그게 전부다. 허위사실 유포죄로 처벌을 받는 사례도 늘어나고 해서 아마 네티즌들도 정보공개는 요구하되 신상털기는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도 상황에 대해 문의하는 이들도 A씨의 신상보다는 대부분 정확한 동선이나 현재 격리 상태를 확인하는 데 집중된 상황이다. 그는 그러면서 “제주도도 도청 홈페이지에 선제적으로 141번 환자 동선을 상세히 올려서 도민들이나 관광객 불안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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