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공격축구' 이젠 옛말인가
유럽에 가까운 압박축구 구사-공격력 저하 눈길
믿었던 스타플레이어 부진..남미 월드컵 명성 흠집
남미축구 하면 여전히 화려한 기술과 공격 축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탄탄한 피지컬과 조직력으로 대표되는 유럽과 달리,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련된 개인기를 발휘하는 남미축구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선도하는 양대 축이었다.
하지만 현대축구가 날로 진화하면서 대륙 간 스타일의 차이도 점점 희박해져가고 있다. 남미축구도 이제는 조직적인 압박과 선수비 후역습 위주의 실리축구가 점점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남미를 대표하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더 이상 공격 일변도의 팀이 아니다. 유럽보다 더 유럽에 가까운 스타일의 압박축구를 구사하는 팀들도 늘어나고 있다.
2015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남미축구의 변화는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양상이 공격력의 저하다. 12강 조별리그에서 터진 득점은 총 40골, 이중 조별리그 3경기에서 10골을 뽑아낸 개최국 칠레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팀들이 저조한 득점력에 고민하고 있다.
팀 간 전력이 평준화되면서 예전같이 치고받는 다득점 경기나 일방적인 경기는 줄어들었지만, 정작 남미축구 특유의 개성은 희미해지면서 재미는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기대를 모았던 우승후보 팀들이나 스타플레이어들의 경기력이 시원치 못하다는 것도 팬들을 실망시키는 요소다. 브라질은 조별리그에서 힘겹게 8강에 진출했으나, 에이스 네이마르가 조별리그 우루과이전에서 당한 퇴장과 비신사적 행위로 4경기 출전 정지를 당하며 대회에서 아웃됐다. 작년 홈에서 열린 월드컵 때도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 경기력이 급속도로 떨어진 모습을 보였던 브라질이다.
한때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아드리아누, 카카 등 슈퍼스타의 산실로 꼽혔던 브라질이지만 최근에는 네이마르 외에는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배출하지 못하며 삼바군단 특유의 창조성과 공격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라질과 달리 리오넬 메시, 카를로스 테베스, 세르히오 아게로, 곤잘로 이과인 등 지난 시즌 유럽무대에서 맹활약한 거물급 공격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음에도 조별리그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공격력을 보였다.
전술적으로 에이스 메시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패턴이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반면, 지난 시즌 클럽무대에서 너무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합류한 메시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게 불안요소다. 메시는 지나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무려 53골을 넣었으나 이번 코파에서는 PK로 1골을 넣는데 그쳤다.
우루과이는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지난 월드컵에서 받은 징계로 이번 대회까지 불참하게 된 공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수아레스의 공백을 메워줘야 할 에딘손 카바니(우루과이), 지난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했던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는 조별리그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전문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인 아르투로 비달(칠레)이 3골로 조별리그 득점 선두를 달릴 만큼 이번 대회는 대형 공격수들의 활약이 아직까지 크게 두드러지지 못하고 있다. 남미의 월드컵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코파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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