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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도둑맞은 이대호…다시 불거진 용병 차별


입력 2015.06.24 09:41 수정 2015.06.25 09:4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세이부 원정경기서 명백한 홈런, 파울로 둔갑

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 어제 오늘 일 아냐

이대호 홈런 오심

심판의 모호한 판정으로 홈런을 도둑맞은 이대호. ⓒ 연합뉴스

소프트뱅크의 이대호가 홈런 1개를 도둑맞으며 외국인 선수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대호는 23일 오미야 구장서 열린 ‘2015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문제가 된 장면은 3회에 나왔다. 2-1로 앞선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큼지막한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하지만 베이스를 돌던 이대호는 주심의 파울 선언에 그대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이에 구도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일본프로야구는 비디오 판독 또는 심판합의판정 제도가 없기 때문에 판정이 번복될 리 만무했다.

리플레이 확인 결과 이대호의 타구는 완벽한 홈런이었다. 폴대 끝에 살짝 맞고 떨어진 공은 홈런석에 앉아있던 관중들 품에 떨어졌고, 세이부 홈팬들도 엄청난 타구에 박수를 보낼 정도였다. 육안으로 봐도 홈런이 명백해 보였다. 그러나 심판의 판단은 어이없게도 파울에서 뒤바뀌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는 비슷한 외모의 한국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이대호와 같이 특급 성적을 기록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더욱 노골적인 견제가 들어오기 일쑤다.

대표적인 견제가 바로 스트라이크존이다. 과거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했던 대부분의 선수들은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을 정도였다. 타자의 경우 스트라이크존이 늘어나고, 반대로 투수라면 공 1개 차이로 스트라이크가 볼로 판정되는 일이다.

이대호 역시 억울한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울분을 토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실제로 오릭스 시절이던 지난 2013년에는 심판의 콜 사인에 크게 항의하다가 감독과 함께 퇴장당한 적도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슬럼프에 빠졌을 때다. 야구는 6개월간 쉼 없이 달려야 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매 경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잠깐의 부진이 찾아올 수도 있고,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많은 돈을 받고 입단한 외국인 선수들에게 가장 참기 힘든 고역의 시간으로 다가온다. 이종범은 주니치 시절 “내가 잘할 때는 동료들이 목소리도 부드럽고 살갑게 웃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아예 아무 말도 건네지 않거나 무뚝뚝한 반말투로 말을 건넸다”고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이종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잘할 때와 못할 때의 대우가 너무 달라 중압감이 컸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한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일본프로야구에서의 외국인 선수는 그저 용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팀 또는 일본 야구에 녹아들고 싶어도 저들 스스로 차단의 벽을 세우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문화 장벽에 갇힌 외국인 선수가 그저 돈만 받고 뛰는 ‘용병’으로 인식되는 곳이 일본프로야구 현주소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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