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8개월…이통사, 직영점 혜택 강화 왜?
단통법 이후 이통사 전속점 9000개 수준까지 급증
번호이동-단말 판매량 급감, 직접 가입자 유치 전략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이후 계속되는 시장 침체에 이동통신사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이통사와 계약을 맺은 직영점 혜택을 강화하며 충성 가입자 모시기에 나선 것. 판매점을 통한 보조금(지원금) 정책이 예전만큼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 직영점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직영점 유통망을 정비하는데 한창이다. 최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직영 온라인몰 서비스 혜택을 강화했다. SK텔레콤은 공식 온라인몰 ‘T월드 다이렉트’에서 ‘지점 픽업 서비스’를 수도권 5개 지점에서 시범 운영했다. LG유플러스는 직영 온라인 가입자만 대상으로 매월 7% 요금을 할인해주는 요금제를 내놓았다.
오프라인 매장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이통3사는 일반 휴대폰 대리점을 앱세서리, 홈스마트 등의 최신 기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매장으로 확대중이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단말 구매욕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 대표 매장인 'T프리미엄‘은 입소문을 타고 매장 수가 50여개를 넘어섰다. 이같은 기세에 힘입어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통사들의 이같은 조치는 단통법 시행 이후 가입자가 급감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되고 있다. 단통법 이후 번호이동 시장이 위축되고 단말 판매량도 줄어든 상황에서, 한정된 마케팅 비용이라면 차라리 직접 계약관계에 있는 직영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간접망(판매점)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했지만 단통법 이후 가입자 규모가 급감하고 폐업하는 판매점도 속출해 기존 판매량 수치를 맞추는데 각 사가 애를 먹고 있다”며 “판매점을 통한 보조금 정책 효과도 떨어지는 상황으로 기존 점유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본사가 직접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통사 대리점(직영점 포함) 수는 대폭 급증했다. 6월 기준 전체 유통점은 2만168개이며, 직영점과 대리점을 합친 수는 9000여개에 달한다. 이 중 이통3사 직영점은 1300여개 수준이다.
아직까지 판매점 숫자가 월등히 많긴 하나 판매수량 점유율은 대리점에 추월당했다는 분석이다. 유통채널별 판매수량 점유율(판매점:직영점+대리점:특수채널)은 단통법 시행전인 지난해 9월 5:3:2에서 6월 4:3:3으로 변했다.
다만, 시장이 다시 성수기로 돌아서면 직접망(직영점+대리점)의 비중이 줄고 간접망의 비율이 늘어날 전망이다. 충성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서 당분간 본사의 직접적인 관리가 용이한 유통 채널이 선호된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통사의 직영점 강화 정책으로 중소 상공인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이통사가 온라인 몰과 직영점에 지원금 혜택을 몰아주며 골목 상권의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이 소비자 편의를 위해 추가 지원금을 직영점까지 확대한 법안을 발의중이다. 이통사 직영점과 판매점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이통유통협회 관계자는 “추가 지원금 15%는 골목 상권이 의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이마저 뺏는다면 소상공인들은 고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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