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도 골머리, 유승민 사퇴하면? 사퇴안하면?
유승민 거취 여부따라 달라지지만 본격 '추경정국' 돌입 대비 고심
여야가 6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 표결을 앞둔 가운데, 당청갈등에 직면한 새누리당의 수습 양상에 따른 새정치민주연합의 향후 시나리오도 주목된다. 국회법 개정안은 새누리당이 이미 ‘자동폐기’라는 당론까지 정한 만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에 맞춰 새정치연합도 다른 카드를 내놓을 전망이다.
일단 이날 예정된 본회의에는 여야 모두 입장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일각에서 새누리당이 표결 불참을 위해 본회의 입장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춘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처음부터 안들어오는 걸 전제로 한다면 오늘 본회의는 아예 없다. 우리 역시 본회의 일정에 전혀 참여할 수 없다”고 초강수를 뒀다.
이 수석은 이날 원내대표단 비공개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시작부터 들어오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정 자체를 동의하지 않는다는 건 국회의장의 중재안 자체도 무효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본회의에 들어오지 않으면 우리 역시 아무것도 안한다. 전체가 보이콧 되는 거다”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새누리당도 일단 본회의에 입장한 뒤, 첫 번째 안건인 국회법 개정안 재의 때는 모두 불참했다가 다음 안건부터는 표결에 응하겠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본회의장을 떠날지, 자리를 지키되 불참할지 여부는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국회법 개정안은 통과가 불가능한 만큼, 새정치연합 역시 유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에 따른 각각의 시나리오를 준비해둔 상황이다.
일단 국회법 개정안 자동폐기의 책임을 지고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경우, 새정치연합은 대청와대 공세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일 최재성 사무총장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유권해석 요청서를 제출한 것을 기반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선거법 위반’ 주장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 외에는 새정치연합이 취할만한 복안이 마땅치 않은 상태다. 게다가 유권해석 카드 역시 큰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게 당 안팎의 전망이다. 이미 선관위도 박 대통령의 발언에 선거법 위반 소지가 없다는 해석을 내놓은 데다, 사법적 강제성이 있는 ‘고발’이 아닌 유권해석에 그친 것 자체부터 단순 정치공세라는 한계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김성수 대변인도 “이번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은 정치적인 계산 하에 어떤 이득을 취하거나 정략적으로 재고 따질 사안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할 중대 사안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사실상 선관위가 비슷한 해석을 또 내놓을 것이 뻔하다. 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이 문제를 강하게 규탄하는 정도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가 이날 의원총회에 앞서 “지도부의 복안이 있다”고 말했지만, 박수현 대변인은 “일단 저쪽에서도 우리 의총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이고, 원내대표가 오늘 전권을 갖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복안이 있다기 보단 대표가 지금까지 향후 방안에 대해선 대변인 외에는 말씀한 적이 없으니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종걸 원내대표로서는 그간 야당에게 ‘최상’으로 손꼽혔던 협상 파트너를 잃게 되는 셈이다. 유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친박계에선 이주영 의원 등을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떤 인물이 선출되든 이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직접 마주해야하는 셈인 만큼, 협상 난항은 불보듯 뻔하다.
반면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추경 정국’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대여공세에 기반한 줄다리기 끝에 정부의 추경안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그간 새정치연합이 주장해온 ‘법인세 정상화’와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야당이 원하는 법인세 인상 카드를 넘겨주게 되면, 유 원내대표의 입지가 또다시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일단 유 원내대표가 앞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약속을 파기한 만큼, 야당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야당 강경파의 공격도 강화될 전망이다. 실제 이춘석 수석도 지난달 28일 기자단 오찬에서 “유 원내대표가 설사 직을 계속 수행한다고 해도 과연 여야 합의안에 대해 신뢰를 담보할 수 있겠나”라고 내다봤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의총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 재의와 관련한 전권을 이 원내대표에게 위임했다. 이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상정된 61개 법안 처리 여부와 관련해 “정의화 국회의장과 논의해서 국회를 꼭 지키겠다”며 “당내에선 (61개)법안 처리를 하지 말자는 입장도 있는데, 모든 것을 저한테 위임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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