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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보수 vs 개혁보수' 여권발 정계개편 과연...


입력 2015.07.12 09:52 수정 2015.07.12 09:53        조소영 기자

총선 전후 '보수 노선' 부딪힐 듯…"보수 근간 유지할 것" 시각도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무성 대표로부터 사퇴를 권고키로 한 의원총회 결과를 전달받은 뒤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유승민 의원이 지난 8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새누리당의 '13일간의 혼돈'도 마무리됐다. 그간 꽉 막혔던 당청갈등은 복원 조짐을 보이고 있고, 김무성 당대표 등 지도부는 계파갈등 최소화를 위해 새 원내대표는 합의추대하기로 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전통보수'와 '개혁보수'라는 새로운 갈등의 싹을 피우면서 새누리당의 '진짜 혼란'은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격적 인물' 유승민 중심으로 개혁보수 모일까

새누리당의 노선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방증으로는 지난 8일 유 의원의 거취를 결정하는 의원총회 당시 정두언 의원의 말을 빌릴 수 있겠다. 정 의원은 이날 의총 도중 바깥으로 나와 기자들과 만났다. 그리고 의총장의 상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전한다. "내 기준으로 얘기하면 '개혁보수'는 표결하자고 하고 '꼴통보수'는 표결하지 말자고 한다." 전자는 유 의원 옹호, 후자는 반대를 뜻한다. 표결 결과에 따라 유 의원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대다수는 표결에 반대를 표했었지만, 전자 일부에선 '정당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실제로 이번 사태 당시 유 의원을 옹호하는 쪽은 당내서 중도 노선을 외치며 개혁적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많았다. 앞서 언급됐던 정 의원은 김성식, 정태근 전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 '원조 쇄신파'로 불렸던 인물이다. 아울러 "유 의원의 거취를 최고위원회의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선 안된다"는 성명을 냈던 20명이 대표적이다. 강석호, 권성동,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 김용태, 김학용, 나성린, 박민식, 박상은, 신성범, 안효대, 여상규, 이한성, 정문헌, 정미경, 조해진, 한기호, 홍일표, 황영철(보도자료 기재순) 의원이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인물들(권성동, 김성태, 김영우, 김용태 등)이 많고 보통 당내 '잔소리꾼들'이다.

유 의원 자체도 '급격한 개혁'을 지양하는 전통보수의 시각으로 봤을 땐 파격적인 인물이다. 회자되는 것은 그의 지난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이다. 유 의원은 이때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정면 비판했고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이라며 '재벌의 역할'을 강조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 명칭 없이 본다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인지 구별이 안갈 정도"라고 평했다. '당의 안정'을 중시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탐탁찮은 눈길'이 나왔다.

공천서 자유로워지는 총선 후 본격 정계개편 논의될 듯

이번 사태로 유 의원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가운데 내년 총선 공천을 앞뒀다는 점에서 유 의원을 중심으로 개혁보수가 뭉치고, 이에 반했던 친박을 중심으로 전통보수가 꾸려져 부딪힐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유승민 사태'가 여권발(發) 정계개편의 원심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새누리당에 의외로 개혁보수가 많다. 노조위원장 출신인 김성태 의원과 같은 이들이 대표적"이라며 "총선 전에는 공천 때문에 힘을 받기 어려울 수 있지만, 총선 이후(대선)에는 공천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정계개편이 본격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세력규합'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총선 전 물밑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하고 개혁보수가 무너지면 총선 후는 기약할 수 없다. 그는 "보통 비례대표는 당내 권력자들이 자기 세력을 채우는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느냐.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개혁보수에서 비례대표 선정에 관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비박과 새정치연합의 비노(비노무현)계가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설까지 나온다.

반면 활발한 듯 보이는 정계개편 조짐이 '찻잔 속의 돌풍'으로 끝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일단 전통보수와 개혁보수의 개념이 각각 보수 가치 강화, 중도 강화라는 것뿐 제대로 정립된 것이 없고, 정권을 어떤 세력이 잡느냐에 따라 친박과 비박(친이)의 행보가 오락가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문제점으로 꼽힌다. 일례로 이명박 정부 때는 친이계가 전통보수, 친박계가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 등을 주장하는 개혁보수 쪽에 섰었다. 지금과는 완전히 반대다.

황 평론가는 "보수는 보통 그 근간을 유지하는 가운데 선거가 임박하면 전략적으로 개혁주의 성향을 가미하곤 한다"며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주장한 김종인 박사를 영입했던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보는 급변침하는 경향이 있지만, 보수는 완만하게 변하는 게 기본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황 평론가는 또 "유 의원이 개혁보수에 서려면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 대통령에게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라는 '신자유주의 노선'을 만들어줬던 데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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