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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486' 하태경 "486 가장 큰 문제? 존재감조차 없다는것"


입력 2015.07.19 10:45 수정 2015.07.21 09:42        이슬기 기자

"비전도 소신도 용기도 없어…권노갑 등장에도 모두 침묵만"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저들이 도대체 뭘 하고 싶어하는지, 제시할만한 비전이 뭔지, 국민들은 전혀 모른다. 486의 제일 큰 문제?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는 거다.”

‘원조 486 하태경’의 비판은 신랄했다. 16일 ‘구로미래포럼(대표 김익환)’ 주최로 열린 ‘486정치 15년, 정치개혁 성공했나’ 강연회에서다. 그는 현재의 486(운동권 출신 80년대 학번·60년대생)에 대해 “이들이 잘한 건 80년대에 민주화를 이룬 거다. 정치권 진입 전에는 잘 했다”며 “문제는 정치권 진입한 후엔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 뭐라도 한 게 있어야 잘못한 걸 꼽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혹평했다.

존재감이 사라진 486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하 의원은 주저 없이 ‘3無’를 꼽았다. △비전이 없고 △소신도 없으며 △용기까지 없는 이들은 개혁의 대상인 기득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486은 정치권에 아주 어린 나이에 들어왔다. 대표적인 486 임종석 전 의원이 계속 당선 됐다면 현재 4선이다. 15년도 넘은 것”이라며 “그런데 15년간 아무것도 못했단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전이 없으니 하나의 조직으로서의 생명도 끝났다는 게 하 의원의 분석이다. 그는 “예전에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폭력 혁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미 통진당이 해산됐고 이제는 그런 생각들이 없다”면서 “물론 대체적으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라는 생각이라 노조 비판을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적 편차가 크고 옛날처럼 한 조직으로 묶이지 않는다. 더 이상 조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독재정권은 막을 내렸지만, 더 이상 새로이 제시할 목표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YS때는 이미 민주화가 됐다. 과거의 목표를 이룬 것”이라며 “이미 상당히 민주화가 됐는데 계속 정치 민주주의를 말한다. 더 이상 내놓을 목표가 없는 거다. 그러니 자꾸 헛발질을 한 게 아닌가 싶다. 당내 민주화는 또 다른 종류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기 없는 486, 목소리 내야할 때도 '침묵'만

특히 486의 ‘무 용기’를 지적하는 대목에선 하 의원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그는 “정치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에 들어와서 전혀 준비도 안됐고, 들어와서 이룬 것도 없다”며 “그저 재선, 삼선 하겠단 생각들만 있으니 용기있게 뭔가 할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486 정치인 다수가 사회 경험 없이 이른 나이에 정치권에 입문하면서, 학생운동 시절 이념으로 배운 노동은 있지만 보편적인 국민의 삶에는 무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통진당 해산 후 야당 의원 중에서 ‘통진당은 해산되는 게 당연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며 “나와 개인적으로 만나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국민들 앞에선 절대 말 못한다. 그렇게 용기가 없는데 무슨 소신을 바라겠나”라고 비판했다.

486의 ‘무 용기’는 지난 4.29 재·보궐선거 이후 가시화된 새정치연합 내홍에서도 드러났다. 선거 패배 직후, 원외 상임고문단이 전면에 나서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가 하면, 호남 인사들을 중심으로 신당 창당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전국 정당’에 합류하겠다며 구 민주계 당원들의 탈당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권노갑 고문은 80이 넘었는데 이번에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언제적 권노갑이 나와서 당을 좌지우지 하나”라며 “나같으면 권노갑 고문을 아주 세게 비판했을 거다. 근데 새정치연합의 486이라는 사람들과 젊은 의원들이 권노갑 고문의 이런 모습에 대해 아무도 쓴소리를 안하더라. 나는 이걸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86학번인 하 의원은 대학시절 전대협 조국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민족해방계열(NL)의 ‘운동권 학생’이었다. 당시 가장 친했던 여자 친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486 대표격인 이인영 의원의 아내, 그리고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였다는 게 하 의원의 설명이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되며 현재의 야당 486 정치인들과 한솥밥을 먹던 그가 돌아선 결정적 계기는 ‘북한의 실상’을 보았을 때다.

그는 북한 이탈 주민들을 돕는 과정에서 북한 정권의 실상, 북한 주민들의 비인간적인 생활을 실감했고, 결국 북한 민주화 운동계로 전향했다. 이에 1989년 당시 전대협 대표로 평양축전에 참가했던 임수경 새정치연합 의원은 하 의원을 향해 ‘변절자’라며 지탄키도 했다. 실제 지난 2012년 임 의원이 사석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을 우롱하며 “하태경 그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바 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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