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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작되는 새정치 적전분열, 피아 구분 안하고 '디스'


입력 2015.08.08 10:16 수정 2015.08.08 10:17        이슬기 기자

선거구재획정 시한 6일 앞두고도 계파 싸움만, 홍보위원장 향해 "문재인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갈등이 또 터져나왔다.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 20대 총선 선거구 재획정 기준을 제출해야할 데드라인을 일주일 앞두고서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여야 협상에 당력을 집중해야할 때에 대표의 전략에 정면으로 제동을 거는가 하면, 총선승리를 이루겠다며 섭외한 외부인사를 두고 문 대표에게 빠져있다는 막말 공격도 마다치 않았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 5일 여름휴가를 끝내고 복귀한 직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를 연계해 일괄 타결할 것을 제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여야 협상을 주도해야할 이종걸 원내대표는 “아직 지도부에서 심층적인 논의나 토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여기에 같은 날 저녁 열린 비공개 최고회의에도 불참했다. 물론 이 원내대표 측은 앞서 이날 오전 지병으로 별세한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빈소를 방문하기 위해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그간 문 대표와 각을 세워왔던 만큼, 이번에도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뿐이 아니다. 6일 충남도청을 방문한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배석한 자리에서 “우리 당이 모든 역량을 발휘해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권가도에 큰 길이 열리도록 하겠다”며 대놓고 ‘안희정 띄우기’에 나섰다. 원내사령탑이자 비노계 수장 역할을 하는 이 원내대표가 대권 후보군인 문 대표 앞에서 안 지사의 ‘대권가도’에 힘을 싣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당 안팎에선 ‘대표 흔들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주장은 앞서 김동철 의원이 ‘문 대표 사퇴’와 함께 주장한 집단지도체제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달 24일 문 대표를 만나 “당 혁신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동시에 문재인·박원순·안희정 등 야권 대선주자군으로 이뤄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게다가 호남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당 혁신을 목표로 영입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을 ‘공개 디스'했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졸필을 쓰다가 과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글을 올리며 뒷수습에 나섰다.

박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손 위원장이 70억원 어치의 나전칠기 개인 박물관을 소유하고 있으며, 소장하고 있는 시계가 20억 원 정도라고 추정해 비난 여론에 불을 붙이는가 하면 특정인에게 비정상적으로 빠져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비속어 ‘빠’를 사용해 “손 위원장은 ‘문빠(문재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손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기 온 지 한 달 됐는데 '아군은 없구나'란 생각을 했다"면서도 "좋은 말로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칭찬하는 얘기로 듣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을 '문빠'로 칭한데 대해선 "친노라고 안 해 준 게 감사하다"며 "사실이 아닌 부분들도 있고 불편하지만, 그것들도 제 실수"라며 웃어 넘겼다.

당력 집중은커녕 또다시 습관적인 대표 흔들기가 가시화 되자, 늦게나마 지도부 내에서 문 대표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7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문재인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일괄 타결하자고 제안한 것은 무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시원한 정치를 선물하는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전병헌 최고위원 역시 “공천제도는 각 당의 문제이고 선거제도는 여야 협상의 문제임에도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우리당 대표가 이 두가지 안을 같은 테이블에 놓고 함께 협상하자고 한 것은 대폭적인 양보의 의미가 담긴 제안”이라며 “김무성 대표는 정개특위로 미룬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즉각적 화답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다.

이같은 모습을 두고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한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초선 의원은 "싸우더라도 때를 좀 가리면서 싸워야지, 저럴거면 대표가 왜 있나"라며 "여야가 협상해도 어차피 13일에 못할 게 뻔한데, 그것까지 원내대표가 대표 디스나 하고 앉아있으니 뭐가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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