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뻔한데 문재인 두번째 무리수 "믿는 구석이..."
지난 5월에도 "공천지분 가지려는 사심" 성명서 파동
중진들 만류에도 재신임 강행 비노계 반발에 '부채질'
벌써 두 번째다. 문재인 대표가 앞서 지난 5월 ‘성명서’ 강공으로 비노계에 칼을 빼든 데 이어 9일 대표직 재신임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상대를 주춤하게 했던 당시와는 달리 비노계가 일제히 반기를 들고 일어서는 사태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당시 문 대표의 ‘성명서’가 공개되면서 당내에는 거센 파장이 일었다. 일부 최고위원들의 만류로 발표되지 않았던 성명서가 우발적인 계기로 유출된 것이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비노계에 매번 끌려가는 듯 보였던 문 대표가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하라”는 공세를 “공천 지분을 확보하려는 사심”으로 규정하며 초강수를 뒀고, 예상치 못한 반격에 비노계는 ‘부글부글’ 속을 끓일 뿐 반격을 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문재인이 달라졌다”는 호평이 나왔다. 비노계의 공세가 계속되는 상황에 브레이크를 건 만큼 친노계 응집력도 높아졌다. 실제 친노계 한 의원은 공개적으로 “당이 엉망인데 아주 잘한 거다. 나 같으면 더 세게 썼을 것”이라며 문 대표를 지지했고, 또다른 친노계 의원 역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때마다 분당 운운하면서 지분 달라고 저러는 건 더 적나라하게 알려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특히 문 대표의 우유부단함에 실망을 표하던 중도파 역시 성명서 사건을 계기로 대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다. 이른바 ‘문재인 흔들기’의 주역인 비주류 인사들 역시 결국은 총선 공천권이 목적임에도 ‘아닌 척’ 공세를 이어가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게 중도파 대부분의 목소리였다. 그런만큼 문 대표도 한번은 칼을 빼들어야 했다는 지지론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이미 한번 칼을 맞아 이를 갈고 있는 비노계와 분당파에 맞서기에 재신임 카드는 진정성이 떨어졌다. 비노계는 물론 범친노계에서조차 “중앙위 구성 자체만 봐도 혁신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혁신안이 가결됐는데 재신임을 못 받을 리 있겠느냐”며 진정성의 문제가 터져나왔다.
당내 다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앙위원회 구성 자체가 지방자치단체장 등 당권파에 유리하기 때문에 혁신안을 두고 격론은 펼쳐지겠지만 부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물론 중앙위가 열리기 전인 오는 13일 전당원 ARS 투표 및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키로 했지만, 정작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은 소수일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성명서’ 사건 당시 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듯, 문 대표가 사퇴해야한다는 응답률은 30%대에 그쳤고, 호남에서조차 과반의 응답자가 대표직 유지를 원한다고 답했다. 게다가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선 “사퇴할 일이 아니다”라는 응답이 81%에 달한 바 있다. 문 대표의 이번 재신임 카드에 대해 “진정성도 파괴력도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비선 라인’ 문제가 또다시 제기되는 상황 역시 역풍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성명서 당시엔 최고위원들이 반대는 했지만 이같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으며, 문 대표도 소위 ‘3철’로 불리는 비선 라인 관련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김현미 당시 비서실장 등과 상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긴급 기자회견의 경우, 핵심 당직자들은 물론 최고위원들조차 “속보 뜬 것 보고서야 알았다. 최고위원들이 들러리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대뜸 “똑같은 칼을 두 번 빼면 아무도 안 무서워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특히 “한번 얻어맞았으면 그보다 더 결정적이고 강한 걸 빼들어야지, 전략을 잘못 세운 것 같다”며 “초강수를 둘 거였으면 차라리 ‘혁신안 통과 되든 안되든 대표직 걸겠다. 대신 신당창당할 사람들은 나가라. 당이 그렇게 싫고 계속 흔들거면 다 나가라’고 하는게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범친노계 의원실 관계자는 “당연히 통과될 걸 아니까 그렇게 재신임을 던진 것 아니겠나”라며 “이걸로 인해서 원심력은 더 세질 걸로 본다. 통과되면 비노계도 ‘역시 그럴 줄 알았다. 꼼수 부렸다’면서 반발 더 생기고 그러면서 당의 원심력이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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