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새마을운동 성공요인은 아버지 리더십"

유엔본부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서 밝혀

"관료들 부정부패 차단하고 순수한 열정으로 헌신"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으로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언급했다.

유엔 개발정상회의 및 제70차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개발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우리나라와 유엔개발계획(UND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 주최한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영어로 진행한 개회사에서 "당시 대통령이셨던 선친께서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떠한 성공 요인들이 어떻게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서 국민과 나라를 바꿔놓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인 성공 요인으로 인센티브와 경쟁, 신뢰에 기반을 둔 국가지도자 리더십, 자발적·적극적인 국민 참여 등 3가지를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인센티브·경쟁과 관련 새마을운동 시작 첫 해에 정부가 전국 3만3000여개 마을에 같은 양의 시멘트를 나눠주면서 마을의 공동사업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조건으로 마을마다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고 한 점을 언급했다.

어떤 마을은 정부가 준 시멘트에 자신들의 노동력과 돈, 땅을 보태 공동사업을 해내기 시작한 반면 어떤 마을들은 시멘트는 받아놓고 별 성과를 못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그 다음해에 잘하는 1만6600개 마을에게만 지원을 했다"며 "오랜 가난으로 무기력했던 농민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단합하기 시작하면서 농촌 근대화의 큰 물결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지도자의 신뢰 리더십과 관련, 지도자가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철저히 차단해서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정치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순수한 열정으로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헌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한 지도자의 비전과 의지가 국민과 공감대를 이루면서 새마을운동의 시너지는 극대화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자발적·적극적 국민 참여에 대해서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현실로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국민은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됐다"며 "정부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새마을운동 지도자를 양성했고 이들은 변화의 촉매자가 돼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이 각국의 특수성과 시대변화에 부합하는 글로벌 농촌개발전략과 국가발전 전략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했다. 또 개발도상국들에서 이러한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을 살펴보고 상황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는 개발환경과 여건이 각기 다른 국가들의 현실에 맞춰서 새마을운동의 성공 요인을 보편적 원칙과 행동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도국 농촌이 직면한 복잡하고 다양한 도전과제를 극복하고 빈곤 퇴치와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도록 새마을운동의 내용과 실천 방식도 현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에 기초한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이 지구촌 빈곤퇴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대한민국은 이를 위해 다른 개도국들은 물론, 유엔과 OECD,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 날 시내 한 호텔에서 현지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을 초청,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최근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평화통일 방안과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비롯한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당부했다.

간담회에서는 지난달 발생한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사건 이후 한반도 정세와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 북한 핵 문제 해결, 한미동맹 강화 등의 방안들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와 국제사회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미국 내의 지지와 협조 또한 거듭 주문했다.

이날 만찬에는 토마스 허바드 코리아 소사이어티(KS) 이사장, 조셋 쉬란 아시아 소사이어티(AS) 회장과 케빈 러드 정책연구소장, 로버트 루빈 미국 외교협회 이사장, 로즈마리 디카를로 미국 외교정책협의회(NCAFP) 회장, 노엘 라티프 미국 외교정책협회(FPA) 회장, 리 볼린저 콜럼비아대 총장, 윈스턴 로드 전 미 주중국 대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