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압사사고, '공식' 사상자 놓고 사우디-이란 공방
사우디 당국 1700명 발표…이란 등 참여국선 "피해 규모 더 커"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사고 사망자수가 사우디 당국 발표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관심이 쏠린다.
사우디 보건부는 압사사고 이틀 뒤인 26일(현지시각) 사고 사망자가 769명, 부상자는 934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성지순례에 참가했다가 실종된 국가에선 사망자 수가 사우디 당국의 공식 집계보다 많다고 밝히고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란 프레스TV는 25일 이란 하지 위원회의 사이드 오하디 위원장을 인용해 사망자 수가 2000명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오하디 위원장은 “사우디 정부 발표에 근거해서 보면 숨진 사람은 2000명”이라며 “사우디 정부의 무분별함과 무책임함, 잘못된 일 처리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란 파르스통신도 실제 사망자가 1300명, 부상자는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전날 이번 성지순례에 참가한 자국민 가운데 236명의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밝혔으나 사우디 집계에서 파악된 파키스탄인 사망자는 7명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최소 225명의 자국민이 압사사고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사우디 당국이 확인한 사망자는 3명에 그쳤다.
한편 이번 사고는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서 동쪽으로 5㎞가량 떨어진 미나에서 ‘사탄의 기둥’에 돌을 던지는 종교의식(자마라트)을 진행하던 중 순례자들이 몰리면서 발생했다.
이란 정부는 사우디 당국의 안전 소홀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이번 사고가 외교 갈등으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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