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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당이 이기자고? 우리 계파가 이겨야!


입력 2015.10.04 10:08 수정 2015.10.04 10:09        최용민 기자

선거 다가오면 되풀이 되는 공천 싸움 근절책은...

전문가들 "지역주의 깨야 밥그릇 싸움 없앨 수 있어"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20대 총선 공천룰과 관련해 논의 과정에서부터 정당정치의 근본정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많다.(자료사진)ⓒ데일리안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각 정당이 진행하는 '공천제도'에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 즉 국민의 의견을 정확히 수렴해 '대의정치'에 적합한 인물을 선택한다는 본질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정당 정치의 근본은 선거에서 승리해 당이 갖고 있는 정치철학을 현실화시키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20대 총선 공천룰과 관련해 논의 과정에서부터 이 정당정치의 근본정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많다.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을 공천한다는 본질을 망각하고 자기 계파 사람을 얼마나 많이 공천할 수 있느냐로 변질됐다는 평가다.

정치권에 따르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충돌도 결국 공천제도가 변질됐기 때문에 일어난 일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의 요구에 적합한 후보를 통해 정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려기보다 계파가 이기는 선거를 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즉 자신의 정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기 위해 공천제도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계파가 얼마나 공천을 받을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천제도의 근본 의미가 일반 국민들에게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청와대는 당 대표가 추진하는 공천룰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비판하면서 '전략공천'을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더욱이 10여명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내년 총선에서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면서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와 경북지역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직접 거론하며 비판한 이유도 결국은 자기 계파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평가가 높다. 국민공천제가 확정되면 전략공천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를 통해 집권 후반기에 일어날 수 있는 레임덕을 조기에 막을 수 있다.

청와대가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고 자기 세력을 국회로 보내지 못한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번번히 국회 문턱에서 좌절될 수 있다. 이는 곧바로 현 정부의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청와대가 이런 의구심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아직 당론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고 위원회 등을 통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비판 이유로 밝힌 '제도적 헛점'도 특위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결정해야할 문제지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언급할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김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청와대를 비롯해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쪽의 개입을 원천 차단해 상대세력을 견제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결국 상대 계파의 확장을 막고 스스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공천제도의 본질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을 뽑자는 것인데 현실 정치에서 이게 변질되고 있다"며 "정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려기 보다 계파가 이기는 선거를 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같이 공천제도가 변질된 이유 중 가장 첫번째로 꼽히는 것은 지역주의 때문이라는 평가다. 덮어놓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공천을 받고 출마한 후보를 찍어주다보니 정당은 사람에 대한 평가보다 공천을 통해 누구를 내보낼지에 더 몰두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당색이 뚜렷한 곳에서 선거를 치르려는 정치인들은 그 지역에 대한 이해나 관심보다 그 정당의 공천을 받으려고 더 애를 쓰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신 교수는 통화에서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 어느 당에서 공천을 받아서 나왔느냐를 먼저 보는 유권자들도 공천제도가 변질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책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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