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국회서 취업박람회…대기업 '북적' 중소기업 '한산'


입력 2015.10.02 17:15 수정 2015.10.02 17:25        문대현 기자

<현장>청년 취업난 시대 쓸쓸한 자화상, 일부 구직자 "중소기업 생각없다"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대기업 채용관 ⓒ데일리안

한산한 중소기업 채용관 ⓒ데일리안

정치권에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국회가 구직 인파로 가득 찼다. 그러나 이 곳에서도 대기업 선호 현상은 두드러졌다.

2일 국회 잔디마당에서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청년 20만 창조 일자리 박람회'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국회와 정부, 서울과 인천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동반성장위원회 등이 주관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행사장에는 점심 시간을 전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들의 표정에서는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읽을 수 있었다. 접수처에서 만난 한 남성 구직자는 "IT 계열의 회사를 알아보러 왔다"며 연신 웃어보였다.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많이 사람이 붐비는 방향으로 시선이 쏠렸다. 그 곳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A 그룹의 부스가 계열사별로 모여있는 곳이었다. 대부분 20대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단정한 면접 복장을 하고 줄지어 자신의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고 군데군데 나이가 든 중년 참가자들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A 그룹 계열사 부스 앞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한 20대 구직자는 "내가 가고 싶은 회사라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며 "긴장이 되면서 조금 떨린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동통신사로 유명한 B 그룹의 부스 앞에도 많은 젊은이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특히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는 C 그룹관 앞에는 승무원을 지원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속해 있는 학교에서 단체로 국회를 방문해 행사에 참석, 삼삼오오 무리지어 있었다. '데일리안'이 이 곳을 방문했던 시간은 C 그룹의 채용설명회가 끝난 직후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승무원 지망생은 "학교에서 단체로 와서 채용설명회를 듣고 나왔다"며 "대형 항공사 부스 위주로 둘러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발 디딜 틈 없는 대기업 부스 옆에 휑한 중소기업 부스

인산인해를 이루는 구직자들로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을 때 조금 떨어진 중소기업의 부스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발길을 돌렸다. 그 곳은 상대적으로 훨씬 한산했고 상담을 원하는 구직자는 기다림 없이 손 쉽게 인사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일부 부스의 인사담당자들은 상담자가 없어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거나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휑한 상태의 부스를 지키던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부스를 연 지 4시간이 지났는데 9명의 구직자와 상담을 받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나같아도 대기업의 부스를 먼저 찾을 것 같다"며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왔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크지는 않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장내 대기 장소와 휴게실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구직자들이 많았지만 중소기업 부스에 눈길을 주는 이는 드물었다. 장내에서 만난 한 20대 남성은 "대기업의 취업을 원한다"며 "아직 중소기업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와 동행한 한 남성도 "대학 졸업반이거나 갓 졸업한 20대 중반 정도의 사람들은 대부분 대기업의 취업을 선호한다"고 거들었다.

뒤늦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접수처를 찾은 한 구직자 역시 "나는 이공계를 전공했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부스를 다녀볼 생각"이라면서도 "대기업 부스에 먼저 가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줄이고 질 좋은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고민하는 정치인들이 모인 국회지만 이 곳에서조차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한편, 국회에서 처음 일자리 박람회가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항공사 부스 근처에서 만난 한 여성은 "국회에서 이런 행사를 하니 색다르다"며 "또 국회에서 행사가 진행되면 참석할 의사가 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취업 컨설팅을 경험한 구직자들은 행사장을 나가기 전 잔디마당 중앙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국회 본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고 잔디마당 곳곳에서도 정장 차림을 한 채 삼삼오오 모여 즐거운 표정으로 '셀카'를 찍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평소 '열린 국회'를 강조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국회사무처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민하던 중 일자리 박람회를 진행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국회사무처만의 힘으로는 진행하기 힘들어 고용노동부와 함께 준비했다"며 "2만명 정도 참석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반응에 따라 다음에 또 추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