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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 141구’ 화 부른 염갈량 혹사 운용


입력 2015.10.15 00:01 수정 2015.10.15 00: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무리하게 기용

제구는 물론 구위마저 떨어지며 결국 2BS

포스트시즌서 141개의 공을 던지며 무리한 조상우. ⓒ 연합뉴스

결국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넥센이 7점 차의 넉넉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가을 야구를 마감했다.

넥센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경기 막판 불펜진이 무너지며 9-11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반면 시리즈를 4차전서 끝낸 두산은 3일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보낸 뒤 오는 18일 정규시즌 2위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펼친다. 특히 7점차 뒤집기 쇼는 역대 KBO리그 포스트시즌 최다 점수 차 역전승이었다.

넥센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한판이었다. 일단 경기 중반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타선이 모처럼 폭발하며 2패 후 2연승에 바짝 다가섰다. 테이블세터진은 밥상을 차렸고, 박병호를 앞세운 중심타선이 타점을 쓸어 담았다. 여기에 하위 타선에서는 박동원이 소위 ‘미친 선수’로 활약하며 4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염경엽 감독의 무리한 투수 운용은 결국 화를 부르고 말았다.

일단 선발 양훈이 6.1이닝 4실점(3자책)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양훈도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이며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축을 담당할 자원임을 입증했다. 다음부터는 불펜진이 투입돼 경기를 매조지하기만 하면 됐다.

두 번째 투수는 손승락이었다. 1.1이닝을 던진 손승락은 갑작스레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한현희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하지만 고작 0.2이닝을 소화한 한현희가 2실점의 난조를 보이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결국 염 감독은 마무리 조상우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조상우는 지난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연투를 이어왔던 터라 최대한 아끼고 싶었지만 뒤를 돌아볼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출격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조상우는 페넌트레이스 때와 전혀 다른 투수였다. 사실 조상우의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직구는 웬만한 타자들이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조상우의 강속구는 그가 컨디션이 좋을 때의 이야기다. 이미 지쳐버린 조상우는 제구마저 쉽게 되지 않는 평범한 투수였다.

조상우는 SK전에서 3이닝 동안 투구수 49개를 기록했다. 이틀 쉰 뒤 두산과의 준PO 1차전에서도 조기 투입된 그는 2이닝 1실점(투구수 48개)으로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등판하지 않았고 넥센이 승리를 따낸 3차전에서는 1.1이닝 무실점, 투구수는 23개였다. 그리고 이번 4차전에서도 21개를 소화했다.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네 차례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무려 141개의 공을 던졌고 투구 이닝은 6.1이닝이었다. 아무리 단기전이라고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혹사 운용이었다.

손승락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한현희가 좌타자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다른 투수들을 폭넓게 쓰지 않은 점도 실패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김대우, 김택형, 김상수, 하영민, 마정길 등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거의 얼굴을 비추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3년간 넥센을 강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특히 선수단에 자율성을 부여하면서도 실리를 추구한 그의 지도력은 프로야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는 ‘매니저형 감독’이라며 새로운 캐릭터 등장을 반기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3년간의 가을 잔치에서는 갑자기 팀 분위기가 무너지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서 2승 후 3연패나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자멸하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이번 포스트시즌서는 염 감독답지 않은 혹사 운용으로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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