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GSAT 전국서 실시…"난이도 평이했지만…"
전국 5개와 미국 2개 등 총 7개 도시에서 동시 실시
논리·시각적 사고 어려워...면접 중요성 더 커질 듯
직무적합성 평가 실시로 응시생 줄어 혼잡은 감소
“언어와 시각적 추리 영역이 어려웠고 역사 문제가 많았어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를 비롯한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5개 지역과 미국(로스앤젤레스‧뉴어크) 등 7곳에서 삼성그룹 대졸(3급) 신입사원 공개채용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가 일제히 진행됐다.
이 날 오전 방문한 압구정고에서 21개 계열사에 응시한 총 1080명의 수험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또 한 번의 시작, 새로운 도전!’이라고 쓰인 현수막이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오전 8시30분 이전에 도착해 교문 앞에 마련된 자신의 고사장을 확인했다. 교문 안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은 2시간20분 동안의 긴 시험 시간을 대비해서인지 편안한 복장이었지만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입실 종료 시간인 오전 8시 40분이 임박하자 택시에서 내려 헐레벌떡 수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학교 정문 앞에는 수험생들의 뒷모습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로보는 부모님들도 있었고, 수정테이프와 컴퓨터용사인펜 등 시험시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상인들까지 등장해 마치 대학수학능력시험장을 방불케 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하반기부터 기존 ‘SSAT-직무역량면접-임원면접’ 등으로 3단계였던 채용 제도를 ‘직무적합성평가-GSAT-직무역량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 5단계로 대폭 변경했다.
시험장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김 모씨(28‧남)는 바뀐 채용제도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김 씨는 “지난번에도 SSAT를 응시했었고 이번에 첫 도입된 GSAT도 기존 유형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바뀐 채용 제도로 인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험장 인근에서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부터 압구정고까지 GSAT 예상 문제 프린터를 꺼내 들고 정문으로 들어서는 수험생들로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전에는 서류전형 없이 일정자격만 갖추면 필기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지면서 지원자가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이 빚어졌다. 하지만 이번 공채부터는 GSAT 전에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해 합격자만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 예년과 같은 혼잡은 다소 완화된 듯한 모습이었다.
오전 8시40분이 되자 교문은 굳게 닫히고 시험의 막이 올랐다. 이후 고사장인 압구정고 주변은 적막감마저 돌았고 그렇게 약 3시간이 흘렀다. 오전 11시50분경 총 140분의 시험을 치르고 교문 밖을 나온 응시생들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언어·수리·추리·상식 영역의 난이도가 다소 평이하게 출제된 가운데 언어영역과 올해 상반기 첫 도입된 시각적 사고 영역이 어렵다는 평이었다.
삼성전자에 두 번째 지원했다는 박모 씨(30‧남)는 “삼성 직무적성검사는 상식 영역이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이번 시험은 대체로 평이하게 나온 것 같다”며 “다만 시각적 사고 영역이 어려웠다. 시간이 부족해 몇 문제는 찍을 수 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상식에서는 최근 인문학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인해 역사 문제가 시험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가 됐다. 그러나 이번 하반기 상식 영역은 역사 문제가 주를 이뤘지만 어려움은 예년에 비해 덜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전자 영업마케팅에 지원한 이모 씨(27‧남)는 “지난번과 비교했을 때 세계사보다 국사가 많이 나왔다"며 "예전에는 손도 못댄 문제가 많았는데 이번엔 좀 끄적이기라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고모 씨(30‧남)도 “역사영역은 한국사가 6개, 중국사와 세계사가 각각 4개씩 나왔는데 대체로 평이했다"고 평했다.
관심을 모았던 삼성의 최신 신제품 스펙과 삼성그룹 기업 정보를 묻는 문제는 많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지원한 김 모씨(29‧남)는 “예년과 비슷해 크게 달라진 점을 못 느꼈다"며 "삼성과 관련된 문제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영업마케팅에 지원한 최 모씨(25‧여)도 “삼성 신제품이나 그룹 이슈와 관련된 문제는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새롭게 도입된 채용제도로 면접 대상자들 수준이 예전보다 높을 것으로 보여 GSAT를 통과해도 걱정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 모씨(29‧여)는 “이번에 새로 신설된 창의성 면접이 중요할 것 같다"며 "이번부터 직무적합성 평가 실시로 GSAT 전 한 번 지원자를 거른 터라 면접 대상자들 수준도 올라갈 것 같아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삼성은 GSAT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면접을 실시하고 11~12월 중 건강검진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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