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리 안 되는 KCC, 첫 번째 위기 오나
국가대표급 라인업에도 최근 경기력에 기복 심해
선수구성이 이름값에 비해 효율성 떨어진다는 평가
스타군단 전주 KCC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
KCC는 외형적으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김태술-전태풍-김민구-하승진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고 외국인 선수 안드레 에밋과 리카르도 포웰은 뛰어난 득점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성적은 아직 이름값에 비례하지 못하고 있다. KCC는 7승 7패로 5할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승률에 머물고 있다. 특히 하승진과 김태술이 국가대표 소집에서 복귀하며 완전체 전력을 갖춘 이후로는 오히려 2승 4패에 그치며 역주행하고 있다.
3연패를 탈출했던 지난 18일에 안양 KGC를 21점차(78-57)로 대파한 경기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었으나, 전후로 열린 16일 창원 LG(78-82)와 20일 원주 동부(63-71)전처럼 졸전 끝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등 경기력도 기복이 심하다.
KCC의 고민은 선수구성이 이름값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데서 비롯된다. 일단 골밑에서 존재감이 있는 장신 빅맨이 하승진 한 명 뿐이다. 그런데 하승진은 언제나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다. 높이 자체는 위력적이지만 기동력이 떨어지고 수비범위가 좁아서 팀 수비에는 부담을 주는 스타일이고 공격에서도 안정감이 떨어진다.
상대팀들도 이제 더 이상 하승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승진이 코트 위에 있을 때 상대팀들은 공격 템포를 끌어올려서 외곽슛 찬스를 만들어낸다. 또한 KCC 동료들은 하승진이 나오면 무의식중에 리바운드는 하승진이 잡아주겠거니 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오히려 하승진이 나왔음에도 공격 리바운드를 수차례 빼앗기거나, 수비 로테이션이 붕괴돼 3점슛을 무더기로 얻어맞는 모습은 최근 몇 경기에서 반복되고 있는 딜레마다.
외국인 선수 포웰과 에밋은 득점력이 좋지만 둘 다 돌파와 슛을 주무기로 하는 외곽지향적인 선수들이고 역할이 겹친다. 외국인 선수 2인 동시 출전제가 적용된 2라운드에서도 공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에밋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지는 포웰을 교체하고 하승진의 부담을 덜어줄 정통 빅맨을 영입해야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현재 교체 선수 중에 마땅한 선수를 구하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가드진에서 김태술-전태풍의 공존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김태술은 6경기에서 평균 2.7점 2.2도움 야투 성공률 22.7%에 그치고 있고 3점슛은 5개를 시도해서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전태풍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체력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18일 KGC전에서 전태풍은 16점 8리바운드 7도움의 트리플더블급 원맨쇼를 펼쳤지만 무려 35분 이상을 소화하며 체력이 방전됐고, 이틀 뒤 동부전에서는 6점 1도움에 그쳤다.
물론 예전에도 KCC는 시즌 초중반보다는 후반으로 갈수록 강세를 보이며 슬로우 스타터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은 주축 선수들의 연령대가 더 높아졌고 포지션 불균형은 심화됐다는 점이다.
전태풍, 김태술, 하승진, 김효범 등도 어느덧 30대를 넘겼고, 강병현이나 부상을 당하기 전에 김민구처럼 여러 포지션에서 궂은일을 하며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도 부족하다. 이에 추승균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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