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풍향계' 기초단체 재보궐, 서울과 고성을 봐야
28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경남 고성군과 서울 지역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과가 내년 총선의 향방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24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이번 재보선은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이 포함되지 않아 국민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지만 총선 전 마지막으로 여야 지지층 결집 정도를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초단체장 선거는 경남 고성군 1곳에서 열린다. 광역의원 선거는 Δ서울 영등포구 제3선거구 Δ부산 진구 제1선거구 Δ부산 기장군 제1선거구 Δ인천 부평구 제5선거구 Δ인천 서구 제2선거구 Δ경기 의정부 제2선거구 Δ경기 의정부 제3선거구 Δ경기 광명시 제1선거구 Δ전남 함평군 제2선거구 등 9곳에서 실시된다.
기초의원 선거는 서울 양천구 가선거구를 비롯한 부산 3곳, 인천 2곳 등 전국 14곳에서 실시된다. 이 중 부산 해운대구 다선거구에는 서창우 새누리당 후보가 단독 출마해 투표를 하기도 전에 이미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 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유일하게 기초단체장을 뽑는 고성이다. 이 곳에는 최근 여야 대표가 모두 방문해 자당 후보를 지원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고성군수 후보로는 새누리당 최평호, 새정치민주연합 백두현 후보 등 6명이 출마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1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고성을 방문했다. 또 16일에는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26일에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대표가 각각 고성에서 백 후보를 지원했다. 군수를 뽑는 선거에 당 지도부가 지원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PK(부산·경남)로 불리는 고성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여겨진다. 김 대표가 고성을 방문했을 때 군민들은 뜨겁게 호응했고 고성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무조건 1번"이라는 말로 자신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여당은 지금까지 고성군수 선거에서 진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측은 이번 재선거의 원인이 새누리당 군수의 선거법 위반 때문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승리를 노리고 있다. 특히 여권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 곳 선거 결과는 여야 대표의 자존심 싸움과도 관련이 있다. 김 대표는 함양 출신이면서 처가가 남해이고, 문 대표 역시 거제 출신이라 경남 지역에 대한 나름의 강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이 곳에서 피할 수 없는 여야의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현재 야당이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여당은 텃밭을 사수하기 위해 필승을 다짐하고 있는 상황. 아울러 여당으로서는 고성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군현 의원의 조직을 확인할 기회로도 생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을 뽑게 되는 서울 영등포구와 양천구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으로 보수·진보 진영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민심을 일부나마 확인할 수 있는 계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별히 눈에 띄는 후보들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수도권의 반응은 향후 정국 주도권에는 물론 나아가 내년 총선을 결정지을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의견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에서는 특별히 이슈가 될만 한 지역이 없지만 그래도 주목해서 볼 지역은 고성과 서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표심으로 나타나길 기대하는 뜻을 내비쳤다.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의 현직 의원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자신에 대한 지역민심과 연결시켜 입지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는 후문도 돌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이번 재보선이 현직 여야 의원들의 대리전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28일 '데일리안'에 "다른 것보다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서 국민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이번 재보선 투표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정 정당의 승패와 관계 없이 투표율 자체가 국정교과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보여줄 거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정당별 득표율은 의미가 없다. 어느 당이 이기든 당 조직들이 싸운 것"이라며 "이것은 수도권이 아니라 전국이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 결과가 정국 주도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의견에는 "그 정도까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오후 4시 기준으로 총 23개 지역구의 투표율은 15.9%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지난 23일부터 이틀 간 실시된 사전투표 결과가 반영됐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경남 고성군이 43.3%에 달해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9개 광역의원 지역구는 평균 11.7%에 그쳤다. 13개 기초의원 지역구는 19.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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