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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집단휴원에 떠는 부모들 "아이를 볼모로..."


입력 2015.10.29 10:26 수정 2015.10.29 10:32        하윤아 기자

자녀 유치원 입학 원하는 부모 갈수록 증가…정작 입학은 '하늘의 별따기'

전국 민간 어린이집 1만 4000여곳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8000여곳이 보육료 인상을 위한 투쟁 차원에서 28일부터 사흘간 집단 휴원에 들어갔다. 사진은 기사안의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데일리안DB

전국 민간 어린이집 1만 4000여곳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8000여곳이 보육료 인상을 위한 투쟁 차원에서 28일부터 사흘간 집단 휴원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장 아이를 맡겨야 하는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 "정부와 보육기관이 아이를 볼모로 싸움을 벌여서야 되겠느냐"는 원성이 새어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불만에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측은 '완전휴원' 대신 '부분휴원'의 형태로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예산안 책정 시기마다 정부와 보육관련 단체가 씨름을 하고 있는 형국에 휴원 사태가 불거지면서 맞벌이 부부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때문에 부모들 사이에서 "어린이집 대신 휴원 걱정이 없는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치원 입학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라 맞벌이 부부의 시름은 점점 더 깊어지는 상황이다.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김모 씨(32)는 28일 '데일리안'에 "어린이집 휴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다"며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현재 아내와 함께 맞벌이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이번에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휴원을 한다고 사전에 공고문을 보냈다. 다행히 일부 선생님들이 출근해 맞벌이 가정에 한해 아이를 보내도록 했지만, 계속 이런식으로 휴원 이야기가 나오니까 마음 편히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으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 편히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에 대해 묻자 "유치원은 이런(휴원) 걱정이 없지 않느냐"며 "어린이집보다 유치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큰데 유치원에 입학하기가 어려워서 그것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경기 안양에 거주하는 윤모 씨(33) 역시 본보에 "지금 엄마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서는 '안 그래도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서 다들 난리인데 이번 어린이집 사태로 유치원으로 더 쏠림이 심해지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번 휴원 사태로 유치원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까 걱정하는 부모들의 심정을 전했다.

윤 씨는 "어린이집이 실제로는 휴원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휴원 이야기만 나오면 불안해서 아예 그런 걱정이 필요 없는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 하는 엄마들이 많다"며 "그런데 정작 들어갈 수가 없으니까 엄마들은 어린이집 휴원도 걱정이고 앞으로 유치원에는 입학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정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

실제 현재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부모들은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유치원 원아모집 시기에 앞서 사전 문의를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문의 전화에서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기가 불안하다'고 밝히며 자녀의 유치원 입학을 희망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은평구 소재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입학과 관련해서 전화하는 부모님들 중에는 '지금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데 불안하다'면서 문의를 많이 하신다"며 "아무래도 판세가 이렇다보니 어린이집보다 유치원 쪽으로 신뢰도가 많이 기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한 공립유치원 관계자 역시 "원아모집 시즌이 다가오니 접수기간이나 추첨일이 언제인지 묻는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며 "어린이집에 비해 유치원을 선호하는 분들이 훨씬 많은데, 아무래도 누리과정을 운영이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자질 면에 있어서 믿고 맡길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립유치원은 누리과정 예산으로 모든 것을 충당해 추가 비용 부담이 거의 없고, 유치원 내 모든 시설이 아이들에 맞게 설계돼 있어 입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부모들 사이에서는 '로또 당첨보다 힘들다'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른바 '유치원 입학 전쟁'과 관련, 경기 부천시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 역시 "유치원에 들어올 수 있는 원아 수는 한정적인데 수요가 워낙 많아 '유치원 입학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라며 "예전에는 선착순이었는데 요즘에는 추첨으로 입학 여부가 갈리다 보니 원하는 유치원이 있어도 바로 들어갈 수가 없어 모집 때 불안해하는 부모님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 원아모집을 하고 나면 떨어진 부모님들 중에서는 울면서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덧붙이며 실제 현장에서의 유치원 입학 경쟁 상황을 전했다.

이 가운데 정부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유치원 원아모집에 필요한 사항을 시‧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에는 원아모집 방식의 결정권이 유치원 원장에게 한정돼 선착순 방식으로 원아를 모집하는 등 과열경쟁이 유발되도 교육청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각 시·도교육청은 유치원 원아모집 시기나 절차, 방법 등을 지역 실정이나 각 유치원의 여건에 맞게 시‧도 조례로 정할 수 있고, 과열경쟁이 우려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해당 유치원 원장에게 직접 개선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승융배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이번 개정안이 확정되면 유치원에 입학할 유아의 모집·선발 과정이 보다 공정해지고, 유아의 교육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과열경쟁 등 원아모집 관련 폐해가 완화돼 학부모 불편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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