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집단폐렴 원인 여전히 오리무중, 전문가들은?
"실험실 내 화학물질에 의한 손상 가능성…추가 조사해야"
젖소 품평회·동물농장 감염은 "가능성 낮아"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 유사 증세를 보이는 호흡기질환 환자들이 집단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아직까지 발병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어 사태에 대한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병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실험실에서 취급하는 화학물질에 의한 발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병률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0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로선 더 정밀조사를 해봐야 되겠지만 실험실을 중심으로 한 환경적 요인이나 화학물질에 의한 노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번 사태가 촉발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는 각종 면역학적인 실험을 하며 여러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흡입, 폐렴 증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전 교수의 설명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역시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원인과 관련해) 몇 가지 가정을 했었는데 그 검사들에서 일단 음성이 나와 많이 발생하지 않는 종류의 바이러스나 세균 또는 곰팡이·진균 감염의 경우로 가능성을 확대한 상황”이라며 “극히 드물게는 화학약품들, 특히 시약 같은 것들이 실험실에 많아 화학약품에 의한 손상도 원점에서 고려해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설대우 중앙대 약학과 교수는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폐렴이 집단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단순하게 볼 수 없다”며 “무엇보다도 발병원인이 무엇인지 찾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설 교수는 방역당국이 실시한 10여개의 감염병 검사에서 환자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데 대해 “검사 시기나 방법에 따라서 또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를 해볼 필요는 있다”면서도 “다른 가능성, 예컨대 화학물질에 의해서 폐가 손상되면 폐렴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다른 요인에 의한 것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부 환자가 증세 발현 전 다녀왔다는 경기 안성의 젖소 품평회나 충북 충주의 건국대 소유 동물농장이 이번 사태와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연관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보고 있다”며 “건국대 그 건물(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 발병 원인이 있어 그곳에서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품평회에는 다른 참가자들도 있을 텐데 아직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고, 동물농장의 경우도 동물이 병증을 보이거나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아 이번 집단 폐렴 사태와 연관됐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동물 인풀루엔자의 인체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질병관리본부의 명확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설 교수는 “실험실이 동물 인풀루엔자를 연구하던 곳이고 특히 환자를 최초 진료한 건국대 병원 측에서 보건당국에 애초에 보고를 할 때 동물 인풀루엔자 인체 감염증 의심에 대한 신고를 했다”면서 “보도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가 이번 검사에 인풀루엔자도 포함이 됐다고 하고 음성이 나왔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중국에서 번진 H7N9형 조류독감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설 교수는 “동물 인플루엔자라고 하면 거의 십중팔구 H7N9이거나 아니면 H5N1이라고 하는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크다”며 “H7N9의 경우에는 작년 처음으로 지구상에 나타나 치사율도 25~30%에 이르고 폐렴 증상을 보이는 중증 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것이 제일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이 실험실에서 이런 조류 독감 바이러스를 다루고 있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고 이번 검사에도 조류 독감이 포함됐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방역당국이 명확히 해줄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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