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70년만에 '로동당' 이름 바꾸려는 김정은 왜?
2016년 5월 36년만에 노동당 7차대회 개최 선언
전문가들 "통치 이념 수정위해 조선애민당 등으로"
내년 5월, 북한이 36년 만에 노동당 제7차 당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는 김정은 시대의 본격 개막을 선언하는 것으로 노동당의 당명이 새롭게 바뀌거나 전반적인 통치 이데올로기가 새롭게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내년 5월 초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1980년 10월 제6차 당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일 김일성 시대를 마감하고 ‘김정은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것이라 분석하며, 이때 상정될 주요 의제는 △당명 변경 △경제노선 변경 △권력재편 등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 2013년 북한이 39년 만에 ‘유일영도 10대 원칙’을 개정하면서 ‘프롤레타리아 독재정권’, ‘공산주의’ 표현을 삭제해 발표한 것과 관련 어떤 계층을 핵심으로 하는 정당이 되느냐에 따라 당명과 당의 통치 이데올로기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코민테른을 포기했고, 이미 노동계급이 다 해체돼 오히려 군대가 핵심 계층이 된 것으로 볼 때 이에 맞는 당명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북한의 노동당이 공산당이나, 조선공산당, 또는 인민혁명당이나 조선애민당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예단했다.
이어 안찬일 소장은 “현재 노동당의 통치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은 사실상 거의 잠식되고 용도 폐기된 개념으로, 앞으로는 애민사상이나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 김정은이 ‘주체사상’이란 말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애민이데올로기만 강조한 걸 봐서 북한의 변화는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노동계급의 상실과 동시에 장마당(상인)계층이라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면서 북한은 ‘장마당’과 ‘노동당’의 양당체제라는 말도 나온다는 설명이다.
이에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같은 날 본보에 “북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부터 시작된 심각한 경제난을 살리고자 최근 각종 특구도 설치하곤 했지만 지금껏 성과를 본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 장마당이 활성화 되면서 중국의 경제개혁과 같은 개방 조치 없이는 경제난을 타계하기 어렵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서재평 사무국장은 “북한은 기존 체제가 타격을 입어 세습독재가 불가능해질까봐 우려하면서도 중국이나 베트남 같은 경제개혁조치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당 대회서 큰 변화가 있다면 중국이나 베트남 같은 경제개혁개방 노선을 취하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관련해 안찬일 소장도 “당대회는 북한의 새로운 경제노선을 제시하는 체제 재생산의 장으로, 36년간 열리지 못한 건 내놓을 경제정책이 없었던 것”이라며 “김정은 시대에는 지난 36년 동안 무너진 경제를 재건하는데 중국식 시장경제나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소장은 “북한당국은 이미 장마당 경제에 있어 인민대중과 결의를 한 것과 다름없기에 중국과 같은 시장사회주의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며 “오죽하면 북한이 ‘장마당’과 ‘노동당’이 공존하는 양당체제라는 말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장마당 경제로 들어간 북한인민을 다시 노동당 예하로 끌어들여 배급소에 줄 세워 통치하던 시대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며 “북한 스스로 경제를 개발할 여력이 없으니 중국이나 베트남이 했던 개혁개방 방식을 따라 이를 변형·혼합해 새로운 경제 진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과거 1961년 제4차 당 대회는 9월, 이후 1970년 제5차 당 대회는 10월에 열렸는데 이번 제7차 당 대회는 5월에 열리는 것과 관련, 오는 4월에 있을 최고인민회의에서 정부기관 및 인사를 개편하고 이후 5월 당 대회서 노선변경 및 관련 인사들의 윤곽을 드러내려 하는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찬일 소장은 “북한은 이번 당 대회로 기존 권력을 새로운 권력으로 대체하는 세대교체를 통해 김정은 정권을 새롭게 구성하겠다는 것”이라며 “4월 최고인민회의서 김영남, 김기남, 최태복 등 70~80대 원로들을 퇴진시키고, 50~60대 최룡해나 김양곤 등으로 새로운 권력진영을 구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지난 7~8월에 내년 열릴 7차 당 대회를 예견하는 준비들을 해왔다는 지적이다. 당시 이희호 여사가 방북했을 때 김정은이 만나주지 않은 것부터 독자적인 평양시간을 발표한 것 등 북한이 ‘마이웨이’로 영구분단을 의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당 대회 이전 반드시 4차 핵실험을 통해 핵 보유 국가를 완성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통해 ‘백두산 강국’을 과시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렇게 해야만 북한 주민들에게 개혁개방을 내보여도 반체제적인 요소들을 사전에 잠재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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