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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YS 빈소 찾아 방명록에 '음수사원'


입력 2015.11.23 13:28 수정 2015.11.23 18:27        전형민 기자/조정한 수습기자

<현장>"민주주의의 소중함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3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씨, 차남 김현철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입관식이 엄수되고 있다. 부인 손명순 여사가 남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유가족 제공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가 입관식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유가족 제공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23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음수사원(飮水思原)'이라고 적었다. 음수사원은 물을 마시면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하라는 말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이다.

이 전 총재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가 마치 공기처럼 생활화돼서 민주주의가 오기까지의 많은 족적을 잊기 쉬운데 김 전 대통령 같은 주역 역할을 한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이같이 적은 배경을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 하도 세상이 좋아져서 잘 못느끼지만 이렇게 서거하시니까 왜 민주주의가 됐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 적었다"고 덧붙였다.

조문을 마치고 내빈실로 옮겨 상주역할을 하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대화한 이 전 총재는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그의(김 전 대통령) 호(呼)처럼 거대한 산이셨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생을 풍미한 양반(이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외국 원수들, 특히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오면 기싸움한 이야기를 아주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며 "'내가 꽉 눌러줬다'고 항상 말하셨다"고 말했다.

이날도 상도동계 인사들은 빈소를 찾아 자리를 지키며 이틀째 상주 역할을 계속했다. 전날에도 빈소를 지켰던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과 정병국 의원, 김수한 전 국회의장,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다시 빈소를 찾았고 특히 김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자마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로 달려왔다.

이날 오전에는 전직 고위직 인사들이 빈소를 대거 방문했다. 정운찬·김황식·정홍원 전 국무총리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이 비슷한 시각에 빈소를 찾았다.

정운찬 전 총리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은 제가 총리할 때 세종시 개선안이 꼭 관철되도록 하라고 격려해주셨다"며 "김 전 대통령께서 계시지 않았다면 한국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더 사셨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전 총리도 "원칙에 충실하고 바른 길이라고 하면 좌우 살피지 않고 나아가는 그런 모습들이 우리 후학들이 배워야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빈소를 방문하고 헌화했다. 그는 방명록에 "My deepest and sincerest condolences on behalf of United states of America"라고 적고 내실로 들어가 헌화 후 손을 모으고 30초 정도 묵념했다. 이후 상주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소장과 영어로 안부를 묻고 내빈실을 따로 거치지 않고 곧장 퇴실했다.

한편 전날 3200여 명이 방문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오전에만 1200여명이 몰리는 등 정·재계를 망라한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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