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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악마 못막아" 주승용 최고위원 사퇴, 문재인은?


입력 2015.12.08 11:44 수정 2015.12.08 14:30        문대현 기자

사퇴 기자회견 주승용 "문재인 사퇴해야"

같은날 관훈토론 참석한 문재인 "국민과 당원 용서 안 해"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에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8일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최고위원 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버티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혀 당의 내홍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먼저 책임지고 결단하겠다. 내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남으로써 통합의 물꼬를 트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 최고위원은 "대표는 당원을 이길 수 없다"며 "당원이 원하는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지도자는 실패하고 말 것"이라며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당이 위기에 빠진 것은 문 대표 체제의 지도부가 '혁신'과 '통합'에 실패하고 패배 뒤에 더 무능했기 때문"이라며 "부디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지들을 척결해야 할 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 최고위원의 사퇴에 '호남 비주류' 황주홍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하나의 야당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하나의 여당에 여러개의 야당이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필패할 우려가 있다"며 "그런데 박주선 박준영 천정배 김민석 정동영 등의 인물들이 문 대표가 친노 전면에 있다면 우리와 함께 안 하겠다는 것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문 대표의 퇴진"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가 직을 고수하는 것이 분열"이라며 "문 대표가 너무 오만해져 있지 않나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오영식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박차고 나간 바 있다. 이에 이어 주 최고위원마저 사퇴를 선택하며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공석은 2명으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최재천 정책위의장 등 일부 비주류 당직자들도 사실상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문 대표 체제 붕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는 잘한 거 뭐 있나"…현 지도부 유지 여부에 관심

국회에서는 문 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야당 내 잡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문 대표는 같은 시간 토론회에 참석해 여전히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부함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나와 안 전 대표가 맞붙어 승패를 가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이 분당될 것 같은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안 전 대표가 혼자서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의 오래된 기득권을 허무는 것은 혼자 하기 힘든 일"이라며 "내가 썩 잘해내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안 전 대표가 대표를 하던 시절에는 새정치연합이 혁신을 향해 한 발짝이라도 나갔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의지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만큼 어려운 것 아니냐. 저는 함께 혁신하자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못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나와 안 전 대표가 서로 등을 돌리고 경쟁하고, 너 아니면 나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다는 식으로 한다면 국민과 당원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주류의 강한 공세에도 문 대표는 자신의 뜻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새정치연합 지도체제의 변화 가능성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3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최고위원이 사퇴를 결심할 경우 현 지도체제의 붕괴는 막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공석이 된 최고위원을 다른 인물로 대체하는 것도 논의할 수 있다.

'데일리안'의 확인 결과 새정치연합의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원이 궐위 된 경우 당 중앙위원회에서 후임자를 선출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이는 의무사항은 아니다. 궐위 된 그대로 운영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표가 공석이 된 경우에는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새로 꾸려야 하지만 최고위원이 사퇴했을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며 "중앙위에서 후임자를 선출할 수 있고 이대로 계속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단, 중앙위에서 새 인물을 선출하는 것은 문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을 통해 결정될 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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